▲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사들의 재무건전성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카드론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최고 20%대에 육박한 고금리 카드론 대출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의 상환이 어려워질 경우 연체율 상승 직격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삼성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들의 순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중·소형사들의 순익 상승이 두드러졌다. 우리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240억원 대비 1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와 하나카드의 순익도 각각 전년 동기 보다 69.6%, 66.5% 올랐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익은 1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1222억 대비 3.5% 증가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각각 5.3%, 7.3% 올랐다.

이 같은 카드사들의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연이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등으로 실적 악화 전망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이번 카드사들의 영업수익 상승은 늘어난 카드론 이용금액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에서다.

▲ 출처=각 사
경기침체 장기화...대출액 상환 가능할까

카드사들의 지난 3월 카드론 이용금액은 4조3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4417억원 대비 25.6% 증가했다. 지난 2월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3조86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3조3166억원 보다 16.6%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 1분기 카드론 이용금액이 1조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8040억원 대비 34.5% 증가하며, 전업 카드사들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카드론 이용금액도 각각 6.6%, 19% 상승했다.

카드론 금리는 15~20%로 시중은행 대비 10%p(포인트) 높아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에 속한다. 증가한 카드론 이용금액이 카드사들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카드론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카드론 연체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우려해 정부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영세·중소가맹점에게 대출상환 원금을 연장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책을 제공토록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카드사들의 본격적인 타격이 하반기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카드론 급증에 따른 건전성 문제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카드사들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레버리지 비율 한도 규제를 받고 있어 카드론 등의 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는 카드사 가계대출 잔액 증가 폭을 전년 말 대비 7% 이내로 제한한다. 자기자본 대비 총 자산 규모를 의미하는 레버리지 비율 역시 카드사들은 6배 이내로 제한 돼 있으며, 오는 7월부터 8배로 확대 될 예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카드론 대출 급증으로 연체율 우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카드론 연체율 등은 후행지표라고 할 수 있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카드빚부터 갚아야 한다는 인식이 내제돼 있어 실질적인 건전성을 우려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