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5% 가량 감소했다. 출처= Industryweek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 세계가 이동제한 조처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지난달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최대 17% 감소한 날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정하는 국제 과학자들의 컨소시엄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은 이런 분석 결과를 국제저널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했다.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 미국 스탠퍼드 등의 교수들이 주축이 된 연구팀은 지난 4월 7일 이동 제한 조치와 방역의 효과로, 전 세계 일일 탄소 배출량은 2019년 하루 평균치와 비교해 17% 감소했고, 감소량은 1700만t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등 육상교통부문에서 줄어든 탄소 배출량이 세계 탄소 배출 감소량의 43%로 가장 많았다. 산업과 전력 분야를 합산한 탄소 배출 감소량도 전체 감소량의 43%를 차지했다.

블름버그통신은 "항공 분야가 연이은 이동 제한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비중은 3% 규모로 전체 탄소 배출 감소량에서는 10%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1.6% 감소했고, 최대 배출국인 중국의 경우 약 23.9% 감소했다. 인도와 유럽은 각각 26%, 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14.7% 줄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조사결과를 인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06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코린 러쿼리 교수는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기 시작한다면 현재의 단기적 감소는 '새 발의 피'와 같다며 "물로 가득 찬 욕조에서 목욕하면서 10초간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교통,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구조적 변화를 수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연구팀은 6월 중순에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연간 배출량은 작년보다 4% 줄어들고, 연말까지 억제책이 계속된다면 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