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스이즈나이스 입구. 출처=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채소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다이어트’ ‘건강’ ‘영양소’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장진아 베이스이즈나이스 사장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한 번도 이런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채소는 원래 맛있다”고 강조했다. 김밥 속에서 가려진 우엉의 참맛을 발견하는 것, 그런 게 장 사장이 생각하는 미식(美食)이다.

채소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다 보니 비건 식당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채식주의(동물성 음식을 먹는 것을 피하는 것)’를 지향하는 식당은 아니다. 그냥 채소를 주인공으로 균형적이고 간결한 식사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이다. 밥과 채소 반찬만으로도 맛있는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곳, 베이스이즈나이스를 찾았다.

1. 음식종류: 채소식단

2. 위치

주소: 서울 마포구 도화2길 20(도화동 7-6)

▲ 출처=네이버지도 갈무리

영업시간: 영업시간: 화·수 10:30 - 14:30(점심) / 목·금 10:30 - 14:30 · 18:00 - 21:00(점심·저녁) / 토·일 11:30 - 15:00(점심) / 월요일은 휴무

메뉴: 밥 종류를 선택하면 그날 준비된 반찬과 국이 함께 나온다. 밥과 반찬 종류는 계절과 시기에 맞게 유동적이다.

밥(보통 2~3종류 준비됨): 에호박절임과 노른자 밥 1만4000원, 바삭 청무와 옥수수 밥 1만6000원, 무화과를 올린 연근양념구이 밥 1만7000원, 홍고추퓨레의 구운 두부 밥 1만5000원, 바삭 브로콜리와 백된장단호박 밥 1만4000원, 무화과와 발효버터 우엉구이 밥 1만7000원, 케일퓌레의 두부콩피 밥 1만7000원, 레몬버섯파테와 시시토구이 밥 1만7000원, 들깨겨자장의 가지고추 밥 1만7000원.

음료: 평화로운 애티튜드(유기농 케일, 애플 망고) 7500원, 그래도 우리의 나날(알배기 배추, 천도 복숭아) 7500원, 가정식 브루잉 커피 3000원, 블렌딩 티 4500원

▲ 들깨겨자장의 가지고추 밥. 출처=박재성 기자
▲ 무화과와 발효버터 우엉구이 밥. 출처=박재성 기자
▲ 무화과와 발효버터 우엉구이 밥. 출처=박재성 기자
▲ 곤약과 무. 출처=박재성 기자

3. 상호

베이스 이즈 나이스(Base Is Nice)는 장진아 사장의 ‘베이스’를 바탕으로 좋은 것(Nice)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베이스’란 한 마디로 장 사장이 쌓아온 식도락(食道樂) 취향을 의미한다. 장 사장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고 20대엔 도쿄에서 식공간 연출을 공부 했다. 직장인이 된 이후엔 뉴욕에서 약 10년 간 식당을 기획·감독·운영 하는 일을 했다. 제주도-도쿄-뉴욕 등을 거치며 형성된 음식 취향을 기반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4. 경영철학

이로운 음식을 만들고 제공하는 것이 경영 철학이다. 핵심은 채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다. 장 사장은 “손님들이 ‘채소가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채소 본연의 식감과 숨어있던 단맛, 신맛, 감칠맛을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꼭 유명 셰프가 만든 음식을 먹지 않더라도, 늘 자기 주변에 있는 음식들에 대해 본연의 매력을 발견하는 것이 미식”이라고 말했다.

5. 주메뉴

음식은 그날의 채소 요리들과 국, 채소밥으로 구성된다. 유동적이기 때문에 특정 메뉴가 주 메뉴가 되진 않는다. 밥과 반찬은 계절이나 시기에 맞게 가장 맛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만들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2~3가지 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인터뷰 당일엔 한국 품종 쌀에 유기농 찹쌀, 약용귤피, 레드렌탈콩, 발효귀리 등을 조합한 밥이 준비됐다.

▲ 베이스이즈나이스 내부 모습. 출처=박재성 기자
▲ 주방이 오픈되어 있다. 출처=박재성 기자

6. 맛의 비결

장진아 사장은 맛의 비결을 묻자 고민없이 “채소는 원래 맛있다”고 답했다. 보통 한국에선 채소를 먹을 때 마늘, 된장, 간장, 고추장 등 강한 재료를 넣어 양념을 해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각 채소가 갖는 맛을 살리는 방향으로 조리한다.

장 사장은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다. 때문에 특별한 조리 기술 없이 주방에 있는 인덕션 3대로 모든 요리를 한다. 재료 공급도 주변에 있는 동네 대형 마트와 가락시장에서 골라온다.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손님들이 먹어보면 맛있다는 말이 단번에 나올 만큼 괜찮은 요리를 내놓는다. 평소 육류를 좋아하는 기자도 식사하는 동안 채소만 있어서 심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맛의 비결에는 장 사장의 경험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10여 년 동안 셰프를 디렉팅 하는 일을 하며 어떤 맛을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맛을 추구해야 하는지 연구한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7. 특별한 서비스

장 사장은 손님이 주문하기 전 그날 메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어떤 채소를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그 채소의 매력은 무엇인지, 밥은 뭐로 지었는지 등이다. 장 사장은 “음식도 알고 먹었을 때 훨씬 더 그것에 대해 집중하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면서 “음식에 대해 설명을 해드리면 손님들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8. 고객이 전하는 베이스이즈나이스

이날 오후 식당을 혼자 찾아 천천히 식사를 마친 한 손님은 “채소로만 만드는데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다”면서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실제로 만족한 젊은 손님들은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