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코로나19와 기업의 실적 발표 시즌이 맞물리며 얼어붙었던 IPO(기업공개) 시장에 봄이 찾아올 전망이다. 지난 3월과 4월 1건도 없던 IPO 수요예측 물량이 이번 5월부터 본격 풀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과 4월 수요예측 물량이 없어 이번 5월 상장 기업이 없었다"며 "이번 5월과 6월에는 수요예측 물량이 각각 2개, 3개씩 있기 때문에 늦은 5월이나 6월쯤 상장 기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수요예측 기업으로는 '드림씨아이에스'와 '소마젠' 두 곳이 있다. 드림씨아이에스는 현재 수요예측을 마친 상태며, 소마젠은 진행 중에 있다. 오는 6월에는 'SK바이오팜'과 '엘이티', '젠큐릭스'가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 출처=IR큐더스

20일 기준 IR큐더스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이 예정된 기업으로는 'SK바이오팜'과 '명신산업', '교촌에프앤비'로 총 3개 기업이 있다. SK바이오팜은 오는 6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은 상장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FDA 허가 2건에 선투자도 안 받아

특히 SK바이오팜은 시장에서 '대어'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5조원, 단일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일 경우 일명 대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SK바이오팜은 전형적인 대어의 대표적인 케이스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최종경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5조원, 단일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으로 컨센서스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SK바이오팜은 타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보통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들은 신약을 개발하는 중에 상장을 하는데, SK바이오팜은 시판허가까지 받은 뒤 상장을 진행한다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즉 타 회사들과 달리 SK바이오팜은 신약이 다 완성된 상태에서 상장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가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SK바이오팜은 뇌전증뿐만 아니라 수면장애 치료제로도 유명하다. 두가지 약 모두 미국 FDA(미국 식품의약국)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또 보통 신약 개발 회사들은 신약을 개발할 때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상장 상태에서 선투자를 받은 뒤 상장을 진행한다.

그러나 SK바이오팜은 SK의 지분율이 100%로, 외부의 투자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신규 투자의 가치가 희석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즉 미국 FDA로부터 신약 시판 허가를 받았음에도 외부 투자없이 상장을 진행한다는 점은 시장의 기대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 출처=IR큐더스

4월에만 청구서 접수 20건 넘어

20일 기준 코스닥에 신규 상장 예정인 기업은 총 27개사다. 청구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엘이티, 위더스제약, 마크로밀엠브레인, 신도기연, 솔트룩스, 에이프로, 캠시스글로벌, 이루다, 와이더플래닛, 원방테크, 피에이치파마, 셀레믹스, 더네이쳐홀딩스, 엠투아이코퍼레이션, 한국파마, 퀀타매트릭스, 와이팜, 피플바이오, 이오플로우, 에임시스템, 영림원소프트랩, 비비씨,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티앤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아이디피, 박셀바이오 등이 있다.

같은 기준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앞둔 기업은 총 9개사다. 젠큐릭스, 에이비온, 티에스아이, 에스엘에스바이오, 제놀루션, 비나텍, 이엔드디, 에스엠비나, 미코바이오메드 등이 있다.

▲ 출처=IR큐더스

최종경 연구원은 "지난 3월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는데, 4월에는 1분기 실적 발표 등이 또 겹치면서 기업들의 상장 일정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이제 하나 둘씩 상장 진행을 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까지도 아닌 당장 3~4달 뒤의 수요예측을 바라보며 청구서를 넣는 기업이 월등히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청구서를 넣은 뒤 수요예측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10일가량이다. 청구서 접수 수준은 평년 수준을 넘었으며, 평년 수준이 10개 초반이라면 지난 4월에만 20개 가까이 접수됐다.

이에 최 연구원은 "앞으로 IPO를 진행하는 기업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