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쌍끌이...7일 만에 ‘사자’ 전환

코스피 1980 돌파...자동차·항공·여행株 모처럼 급등

▲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19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8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증시가 강한 상승 탄력을 받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사자’ 행진이 계속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50포인트(2.25%) 오른 1980.61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40.36포인트(2.08%) 오른 1977.47로 개장해 장중 1983.77까지 오르는 등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던 3월 초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1980선을 회복했다.

특히 이날 미국 바이오기업인 '모더나'(Moderna)가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1상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45명 전원에게 항체가 형성되는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모더나는 조만간 60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으로 연내 백신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경기 민감 업종의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이제부터 서서히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이날 시장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라 코로나19 피해주를 중심으로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반면 코로나19 수혜주는 약세 전환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는 삼성전자(3.07%)와 SK하이닉스(1.97%), 삼성SDI(1.28%), 현대차(7.83%) 등이 올랐고 네이버(0.70%), LG생활건강(-1.39%)이 내렸다. 셀트리온은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항공·여행·자동차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대한항공(8.03%)을 비롯해 진에어(9.73%), 제주항공(9.32%), 티웨이항공(9.04%) 등 항공주와 현대차, 현대위아(14.60%), 현대모비스(11.17%), 쌍용차(8.40%), 기아차(8.01%) 등 자동차주, 하나투어(7.05%) 등의 오름폭이 컸다.

세부 업종별로는 운송장비(6.77%), 운수창고(4.84%), 철강·금속(3.99%), 증권(3.64%), 은행(3.60%)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사자'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365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이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 2월 5일 4601억원 순매수 이후 최대규모다. 코로나 사태 본격화 이후 외국인 순매수로는 최대규모다. 기관 역시 8432억원을 사들이며 지난 8일 451억원 순매수 이후 7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5월11일~5월18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2조3724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조9156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435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385억원을 순매도했다.

▲5월11일~5월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종목(위) 5월19일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아래) 자료=한국거래소
▲5월11일~5월18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종목(위) 5월19일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아래) 자료=한국거래소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일주일간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한 상위 20개 종목들의 다수가 19일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크게 일치하는 모습은 없었다. 또한 두 시장 모두 외국인의 거래대금 규모는 큰 차이가 났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적 장세보다는 유동성 장세가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 실적 악화는 이미 알고 있던 변수라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반면 백신 개발 등 외부 소식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복귀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편입차원에서 현재 개인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을 높은 매입단가로 다시금 매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활황 필수요소인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순매수가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노동길 연구원은 “공격적으로 순매수를 하다가도 다음날 바로 파는 경우가 있어 하루 단위로 투자주체의 의향을 내다보기는 조심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