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이동수단(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일부 사업자나 소비자들의 관념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름에 따라, 공유 개념을 바탕으로 조성된 차량공유 시장의 앞날도 불투명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국내 차량공유 플랫폼 업체 차차크리에이션의 김성준 명예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차량공유 시장의 발달 양상이 뒤바뀌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차량공유 시장은 거스를 수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안에서 확장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역삼동에 위치한 공유 사무실 패스트파이브 3층에서 김 대표를 만나 차량공유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플랫폼 경제, 확산될 것

김 대표는 국내 차량공유 산업의 현재를 직접 설명하는 대신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의 인터뷰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 속 최 교수는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가 오늘날 정착함에 따라 디지털 관련 산업에 많은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김 대표는 최 교수 주장에 적극 동의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제 오장육부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스마트폰으로 일상의 편리함을 추구한다”며 “차량 공유 사업자들은 관련 서비스를 스마트폰 기반 플랫폼에 도입하고 있고, 소비자는 이 플랫폼 안에 있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랫폼 경제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차차크리에이션을 비롯한 국내의 자동차 기반 모빌리티 업체들은 이동수단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해당 모빌리티 업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탑승 가능한 차량의 위치를 확인해 이용하거나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윤을 창출한다.

각 차량공유 플랫폼 업체들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이용 가능한 차량의 용도, 이용 상황 등 요소를 달리함으로써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다가 고급 택시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차는 렌터카와 대리운전 기사를 동시에 소비자에게 알선한다.

차량공유 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구체적인 측정·전망이 어렵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형태가 갈수록 새로워지고 다양해짐에 따라 해당 시장의 범주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차의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사업도 마찬가지다. 다만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들이 줄지어 등장하는 현상은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세를 방증한다. 차차는 왜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했을까.

김 대표는 “렌터카 사업을 영위한 데 이어 차차크리에이션을 운영하는 동안, 모빌리티 생태계가 궁극적으로 사회적 간접자본(SoC)으로서 온라인 플랫폼에 담길 수밖에 없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편 모빌리티 산업이 발전할수록 필연적으로 신규 사업자와 기존 이동수단 업계 종사자 양측 간 충돌이 불가피한 점도 파악했다”며 “그럼에도 해외에선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우버, 디디추싱 등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가 필수적인 일상 요소로 자리잡는데 주목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타인과 차량을 공유하는 산업의 성장세가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할 순 있어도 퇴보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노 사피엔스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행태가 진화하는 속도가 다소 늦춰질 뿐이란 분석이다.

김 대표는 “유행병 바이러스는 언젠가 완전히 소멸되거나 극복 가능한 대상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자체 방역에 익숙해지고 차량공유 서비스의 안전성을 믿음에 따라 차량 공유 성장세는 이어진다. 실제 현재 국내 렌터카 시장이 다시 활성화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완성차 업체들도 차량공유 시장 성장세에 대비해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을 적극 발전시키는 동시에 모빌리티 플랫폼에 활발히 투자해야 할 것으로 봤다. 완성차 업체가 또 이를 통해 생산 차량의 공급처를 확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모빌리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야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등 국산차 업체들이 차량공유 시장 입지를 확장하지 못하면 경쟁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며 “차량공유 시장의 혁신을 뒷받침할 자율주행 같은 미래차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차량공유 플랫폼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차차의 꿈, 그리고 비전

차차를 통한 김 대표의 비전도 눈길을 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타다가 국회에서 불법으로 낙인이 찍힌 후 차차를 비롯한 모빌리티 업계 전반의 동력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차차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 대표는 “차량공유 플랫폼의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면서 “차차는 한국형 우버를 넘어 그 이상의 모빌리티 비전을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