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인 반포지역에서 또 다른 수주전의 막이 본격 올랐다. 공사비만 8090여억원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반포3주구를 두고 신반포15차로 대립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다시 양강을 형성하고 있다. 수주고 달성을 위해 두 건설사들은 조경부터 금융비용, 후분양에서 리츠까지 다채로운 조건과 공약을 꺼내들었다.

반포3주구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신반포15차에 래미안 깃발을 꽂으면서 정비사업장에 화려하게 귀환한 삼성물산은 기존의 강점과 함께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신반포15차 수주로 기선을 제압한만큼 반포3주구 수주도 확정지어 반포 지역에서 탄탄한 ‘래미안’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 출처=삼성물산

신반포15차 수주에서 래미안 브랜드 선호가 막판 수주 결과를 결정지은 만큼,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에도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운 차별화된 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에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을 제시하고 신반포15차처럼 삼성그룹 계열사의 각종 기술과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에서 21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서비스, 기술력 등에서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는 인정받았다. 삼성그룹이 가지고 있는 IOT, 조경, 디자인 기술 등의 역량을 발휘해 해당 지역을 래미안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에 다양한 특화 설계도 적용한다. 주차장 등 단지내는 물론 상가와 연결되는 9호선 구반포역 연결통로 등에 500만화소의 지능형 CCTV를 구축한다. 안전한 보행자 동선과 안심보육 가이드를 적용한 보육환경을 제공해 강력한 보안환경과 부대시설을 구축해 입주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 단지로 설계한다.

강점인 조경에도 힘을 줬다. 세계조경가협회상(IFLA)을 수상한 래미안 조경과 뉴욕의 조경 그룹 슈퍼매스 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단지내에 축구장 3배 크기인 2만㎡의 소나무로 된 자연숲과 고급 조경시설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이 이번 수주전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또 다른 부분은 사업 조건과 사업진행 속도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100% 준공 후 후분양을 통해 사업기간을 1년 이상 단축하고 금융비용 등 각종 사업비도 대폭 절감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실 공사기간을 34개월까지 단축하고 후분양시 조합원 환급금 등도 조기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기간과 그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은 조합원에게도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다. 사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약속한 사업 일정을 반드시 준수할 것이라는 점 역시 적극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위) 대우건설이 제시한 '트릴리언트 반포'. (아래) 삼성물산이 제시한 '구반포 프레스티지 래미안'. 출처 = 대우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은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이번 수주의 승부수로 삼았다. 대우건설은 따라서 디자인 등 단지 설계 뿐만 아니라 파격적인 금리조건과 리츠 제시 등 금융면에서 조합원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제시하고 있다.

'트릴리언트 반포' 조감도. 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은 해당 재건축 단지에 ‘트릴리언트 반포’라는 단독 브랜드를 제안하고 외관 디자인부터 조경, 커뮤니티까지 대우건설의 다양한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유명 디자인 그룹인 유엔 스튜디오에 트릴리언트 반포의 단지 외관 디자인을 일임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과 중국 항저우 래플스 시티 등의 실적으로 유명한 업체다.

조경 역시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조경을 설계한 바 있는 그랜트 어소시에이츠가 맡는다. 단지내에 호텔급 워터플레이 파크와 테마정원을 도입해 조경에서도 차별화된 개성을 드러낼 것이라는 계획이다. 특히 ‘비스포크 서비스’를 통해 조합원들이 직접 세대내 인테리어 콘셉트를 비교·선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호텔컨시어지 1위 업체인 퀸터센셜리를 활용해 여행, 골프, 식당 등의 예약 대행 서비스와 의전, 통역 서비스,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비서 서비스, 하우스키핑 서비스, 드롭존 발렛파킹 서비스 등의 전문 컨시어지 서비스를 선보인다.

대우건설은 저금리 등 사업비와 리츠 등의 도입을 통해 조합원들의 금전적인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우선 기존 사업비 이외에 2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사업활성화비를 추가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사업비와 새로이 조달되는 사업활성화비의 금리 역시 0.9%의 초저금리로 조달한다는 공약을 들었다.

또 해당 재건축 사업의 재건축초과환수이익 환수금의 기준 시점에 주목해, 재초환 기준 시점을 조정하기 위해 조합이 사업 시점을 조정해도 공사비 인상을 동결해 조합원들의 금전적 부담을 줄인다는 제안도 조합에 제시했다. 분양 시점도 조합원들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게끔 선분양과 후분양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선분양과 후분양 이외에도 리츠 상장이라는 이색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분양가 규제가 없는 리츠를 통해 일반분양분을 상장하고 이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리츠 기간이 종료되면 일반에 매각하는 구조가 대우건설의 제안이다.

서울시 등이 관리처분변경 등의 이유를 들어 불허 방침을 내비췄지만 대우건설은 아직 해당 방침을 철회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이달 19일에 있었던 1차 현장설명회에서 대우건설 측은 리츠에 대한 별도의 홍보는 하지 않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츠 상장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홍보가 된 면이 있어 이번 1차 설명회에서는 홍보하지 않겠지만, 제안 철회 등은 절대 아니며 조합에 제안했던 내용은 아직 유효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19일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컨벤션에서 열린 반포3주구 1차 합동설명회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과 김형 대우건설 사장도 직접 조합원들 앞에 나타냈다. 두 대표이사 모두 공사기간에 민감한 조합원을 의식했는지 사업기간 준수 등에 대한 이행 의사를 다시 한번 강하게 내비쳤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철저한 사업 준비로 조합원에게 약속드린 입주 날짜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역시 신속한 사업진행과 함께 입찰제안서와 계약서의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