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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운업 진출 안한다는데… 해운업계 왜 뿔났나19일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관련 해양산업계 합동기자회견’
▲ 19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관련 해양산업계 합동기자회견’.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포스코의 물류자회사(가칭 ‘포스코GSP’) 설립을 두고 해운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까지 나서 물류·해운업 진출은 없을 것이라 못 박았음에도 불구, 해운업계는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정해진 수순이며,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지적하고 있다.

19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관련 해양산업계 합동기자회견’에서 강무현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장은 “해운업계 장기불황 여파와 코로나19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한 해양산업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도 매우 부적절하고, 상생 차원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해운뿐만 아니라 물류 생태계가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 강조했다.

포스코, 세 번이나 부인했지만 논란 지속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테스크포스(TF)를 꾸려 물류 자회사 설립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 외에 포스코인터내셔널, SNNC, 포스코강판 등에 흩어져 있는 원료 수송과 물류업무를 통합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물류 기능과 업무를 통합, 물류 고도화·전문화·스마트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회사의 밑그림이다.

지난 3월 이 같은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해운물류업계는 공동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청와대·국회·정부에 ‘해양·해운·항만·물류산업 50만 해양가족 청원서’를 제출하고,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도 물류자회사 설립 계획 철회 건의서를 전달했다. 전국해상선원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비용 절감은 차별과 착취, 노동환경 악화를 수반할 것”이라며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에 반대하고 나섰다.

논란이 불거지자 포스코 측은 물류자회사 설립이 해운업, 운송업 진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당시 포스코 관계자는 “물류 법인은 기존 업무를 통합하는 것”이라며 “해운·물류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고,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8일 포스코는 정기이사회를 통해 물류 전문 자회사 설립 안건을 가결한 후, 12일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여기에도 “포스코는 해운업은 물론 운송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며 그간 해운업계가 주장해온 통행세 이슈, 물류 경쟁력 저하 등의 우려에 대한 설명자료도 첨부했다.

그러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결국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린 ‘산업부-철강업계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에 의해 우리가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운송·해운업계와 충분히 소통이 부족했는데 오해가 빨리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나아가 해운물류업계는 결국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에게 물류자회사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기업의 CEO까지 나서 입장표명을 했건만 해운업계가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이 기정사실화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 19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관련 해양산업계 합동기자회견’에서 강무현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해운물류업계 “자회사 설립 추진 철회 않으면 강경 대응”

해운업계는 포스코의 물류 효율화에 대한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자회사 설립은 결국 해운업으로의 진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물류 전담 조직을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향후 해운업 진출을 염두에 뒀다는 주장이다.

또한 1991년 상법 개정으로 선박을 소유하거나 빌리지 않고도 누구든 화주와 운송 계약을 체결하면 운임 획득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업계에선 포스코가 해운법상으론 해운업 진출이 아니지만, 상법상은 운임과 운송료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해운업에 진출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가 지자체에 물류주선업을 신고하면 철강제품을 하면서 해운업 등록이 가능해지고 철강제품과 제철원료 수송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무현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장은 “물류효율화는 내부 조직 개편으로 충분히 꾀할 수 있는데 외부로 끄집어내 자회사를 만들겠다는 취지가 무엇이냐”며 “최근 물류자회사를 따로 만들었던 기업들도 다시 내부로 흡수하는 추세다. 말은 (해운업 진출)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조직이 생기면 회장이 바뀌어도 언제든 진출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자력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운업 확장을 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 또한 “포스코는 과거에도 계속 해운업 진출을 시도해온 바 있다”며 “또한 해운법상으론 해운업 진출이 아닌것이 맞지만, 상법상은 운임과 운송료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해운업에 진출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인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내부에서 물류 전담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안도 있다”며 “자회사 설립은 별도의 부가가치 창출없이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류자회사가 생기면 결과적으로 전체 해상기업의 수입이 10% 빠지게 될 것”이라며 “추산에 따르면 해운산업의 연간 매출이 30조원인데 그중 3조~5조가 포스코의 물류자회사로 빠지게 될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한편, 해운물류업계는 포스코가 자회사 설립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한국 노총과 연대 등 강경 대응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두영 항운노조 위원장은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결국 협력관계인 해운사나 운송사업자의 고혈을 짜겠다는 얘기”라며 “포스코가 철강을 제조하고 물류는 전문물류기업이 맡는 상식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에 공식 의제로 상정해 각종 노동단체와 연대한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  young@econovill.com  |  승인 2020.05.19  17: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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