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대확산으로 재택 격리령이 발동되면서 밀키트(Meal Kit)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블루 에이프런은 더 많은 근로자들을 고용했다.      출처= Digida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가공 식재료 배송업이라는 새로운 업종을 개척해 한때 블루칩으로 각광받았던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은 불과 두 달 전만해도 회사 매각을 검토할 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집에 갇히면서 소비자들이 재발견한 이 회사의 미래는 더욱 유망해 보인다.

블루 에이프런의 주가는 3월 2일 2.53달러로 시작했으나 3월 중순에 16.2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5월 18일 현재 8.20달러에 머물고 있다. 어쩌면 이 회사는 지난 2월 앞 마당에 꽂았던 ‘매물’(For Sale)이란 간판을 뽑을 것처럼 보인다.

이 회사에게 지난 2월은 아주 먼 옛날처럼 들린다. 그 때는 많은 미국인들이 코로나 19의 대유행으로 집에 강제로 머물기 전이었다. 코로나가 대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재택격리 되었고, 외식이나 테이크아웃을 주문하는 대신, 부엌 장비의 먼지를 털고 스스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블루 에이프런의 밀키트(Meal Kit)에 대한 수요 급증과 함께 더 많은 근로자들을 고용해야 할 상황으로 이어졌다. 블루에이프런의 린다 코즐로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3월 중순 이후 수천만 명이 미국에서 해고되었지만 블루 에이프런은 사람을 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밀리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3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습니다. 이 매출이 계속 유지된다면 일자리를 더 늘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가정 간편식 수요의 급증

"코로나바이러스가 회사의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지요. 예상보다 훨씬 일찍 성장이 찾아온 것입니다. 더 많은 박스를 최대한 빨리 만들어 고객에게 보낼 수 있도록 주문 절차도 간소화했습니다."

코즐로스키 CEO는 약 1년 전에 이 회사의 CEO로 취임했다. 코즐로프스키 CEO는 뉴저지와 캘리포니아 유통 센터에 간부직과 창고 담당직원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원자들과의 인터뷰는 주로 원격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타이슨(Tyson) 등 대형 육가공업체에서 처럼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거리를 실천하고 있다.

코즐로스키 CEO는 또 농산물들이 신선함을 잃기 전에 회사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손실 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는, 블루 에이프런이 독립된 회사로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오직 세 명의 분석가만이 블루 에이프런을 추적하고 있는데, 그들은 현재 이 회사의 주식을 ‘보유’(hold)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 표현은 종종 ‘매도’(sell)를 말하는 완곡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그들은 또 올해와 2021년에 블루 에이프런의 순손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 블루 에이프런의 주가가 올해 들어 30% 가까이 상승했지만, 재택 격리령이 발동된 3월 중순 투자자들이 코로나 19 수혜주로 여겨지는 회사의 주식에 몰리면서 정점(16.25 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다시 절반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출처= 구글

블루 에이프런의 주가가 올해 들어 30% 가까이 상승했지만, 재택 격리령이 발동된 3월 중순 투자자들이 코로나 19 수혜주로 여겨지는 회사의 주식에 몰리면서 정점(16.25 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다시 절반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밀키트 업계의 경쟁은 치열하다. 블루에이프런은 현재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독일 기업 헬로프레쉬(HelloFresh),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가 투자한 말리 스푼(Marley Spoon), 앨버트슨(Albertsons) 소유의 플레이티드(Plated), 미국 최대 슈퍼체인 크로거(Kroger)가 소유하고 있는 홈 셰프(Home Chef) 등 쟁쟁한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밀키트는 아니지만 보다 광범위한 경쟁으로는 식품 배달 업체와의 경쟁도 있다. 최근 우버는 우버 이츠(Uber Eats)의 경쟁사인 그럽허브(Grubhub)를 인수해 우버 이츠와 통합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즐로스키 CEO는 회사의 매각이나 경쟁사 인수 가능성을 시사한 지난 2월 발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거듭나기 노력, 이익 창출이 관건

블루 에이프런은 일주일 동안의 메뉴를 미리 준비해 주는 플랜, 식물성 단백질 애호가들을 위해 비욘트미트 제품으로 구성한 밀키트, 더 화려한 재료가 들어간 프리미엄 플랜 등으로 차별화를 괴하고 있다. 또 건강을 중시하는 저녁 식사 옵션을 제공하는 웨이트워처스(WW)와도 제휴를 맺고 있고 요리전문 TV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의 크리스찬 페트로니 같은 유명 요리사들이 설계한 메뉴도 제공한다.

코즐로스키 CEO는 "많은 사람들이 밀키트를 요리에 서툰 초보자들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가 블루 에이프런에 푹 빠진 요리법 중 하나는 절인 포도를 위에 얹은 고품격 대구 요리였다”면서 “블루 에이프런의 밀키트가 새로운 재료, 색다른 요리 기술을 발견하는 기회로 알려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요리 초보자에서부터 숙련된 주방장까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관심은 블루 에이프런이 일관된 수익을 올리거나, 모든 것을 버리고 더 큰 경쟁업체에게 매각되는 것을 원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