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조만장자의 대열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여세를 몰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100억달러 펀드를 마련하는 등 인류 전체에 공헌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살인적인 조직문화로 지탄을 받는 양면의 인물이기도 하다.
조만장자, 다가서다
기업 경영지원 전문업체인 컴패리선(Comparisun)은 지난 14일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2026년이 되면 재산이 1조 달러가 넘는 조만장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 아마존 주식 11%를 가진 그의 자산은 현재 1380억달러에 이르며, 순위로만 보면 한동안 세계 1등 부호의 자리를 차지했던 1050억달러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세계 최대 명품브랜드 LVMH의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자산 770억달러를 압도한다.
최근 항공과 금융업 '손절'을 선언하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760억달러 자산도 뛰어넘는다.
비록 이혼할 당시 막대한 자산 유출이 있었으나 그의 자산은 코로나19를 관통하며 크게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각 지역의 셧다운이 시작되자 이커머스 플랫폼이 펄펄 날았다는 평가다. 그런 이유로 컴패리선은 그의 자산이 내년 말 2065억달러, 2022년에는 28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봤고 2026년에는 9000억달러 이상의 조만장자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양면의 그림자
제프 베조스가 이 시대 최고의 경영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경영은 물론, 인류에 대한 공헌이라는 '빅 아이디어'의 전면에 서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아마존 제국을 건설하는 한편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18일 100억달러 규모의 베조스 어스 펀드를 설립하겠다 공언하며 인류에 공헌하는 길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커머스의 아마존부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강력한 ICT 트렌드를 주도하며 블루오리진이라는 우주로의 꿈을 실현시키는 한편 인류공헌의 큰 뜻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경영인 제프 베조스에 대한 그림자도 짙은 편이다. 특히 살인적인 조직문화는 악명이 높다.
아마존의 조직문화는 ‘성공을 위한 질주’다. 2002년 제프 베조스가 사내에 ‘두 개의 피자 팀(Two-Pizza Teams)’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피자 두 개를 먹을 수 있는 10명 수준의 팀을 꾸려 자유롭게 사업을 전개하라는 뜻이지만, 그 의지에는 분명한 책임이 따라왔다. 성과 달성 여부는 ‘적합성 함수(Fitness Functions)’라는 명확한 실측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기회를 주지만, 기회에 따른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직원을 혹독하게 대하며 때로는 내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아마존의 악독한 조직문화에 대한 반발이 여전한 이유다. 실제로 팀 브레이 아마존 웹서비스 분야 부사장은 최근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의 가혹한 조직문화를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창고 근무자의 열악한 환경을 비판한 두 명의 디자이너가 회상에서 해고된 가운데, 팀 브레이는 "아마존 부사장으로 남아 있는 건 사실상 내가 경멸하는 행위들을 승인하는 것"이라며 본인도 스스로 사표를 던졌다.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여론은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실제로 더버지에 따르면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결국 사망했다. 이 외에도 많은 사망자가 나왔지만 아마존은 책임있는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은폐한 코로나19 사망자만 수 십명에 달할 것이라 본다.
물론 아마존이 코로나19로 인한 상생의 정책을 추구하는 등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나 미국 정계의 의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열악한 직원 복지가 여전한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최고의 경영인이자 인류최초 조만장자 후보인 제프 베조스의 그림자가 깊고 어두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