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 리뷰(DB)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사태의 책임을 두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충돌했다. 

18일(현지시간) 전 세계 194개 회원국이 참여한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제73차 세계보건총회(WHA)가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됐다.

이날 총회에서 미국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장관은 미국 대표로 연설하면서 중국을 정조준했다. 그는 “(코로나19) 발병을 숨기려는 시도로 인해 한 회원국이 전 세계에 막대한 희색을 초래했다"면서 "회원국들이 선의에 따르지 않을 때 WHO는 정보공유와 투명성 유지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에이자 장관이 '한 회원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올해초 코로나19 최초 감염을 보고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에이자 장관은 WHO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정보를 얻으려 했으나, WHO에 의해 실패했다"면서 "이로 인해 많은 생명이 희생됐다"고 맑했다.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중심적이다"면서 WHO를 연일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반박했다. 에이자 장관에 앞서 WHA 기조연설을 진행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은 지난해말 발생한 코로나19에 관해 투명하고 열린 자세를 공유했다"면서 관련 정보와 방역 경험을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또한 WHO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국제 보건기구인 WHO를 구심점으로 삼아 전 세계 국가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응 조사도 WHO가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초국가적 협력을 위해 아프리카에 약 20억달러(한화 2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과 의료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던 유럽 주요국도 WHO의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WHO의 조정자 역할을 재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그는 "중국에서 일어났으나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면서 중국 비판 대열에 참여한 바 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WHO의 역할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중국이 바이러스 기원에 대해 투명한 태도를 보이면 전 세계가 더 나아질 것이다"고 지적했으나, 이날 총회에서는 "WHO는 합법적인 국제기관이다"면서 "재정적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