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IN and YANG(음과양)7-S.142, 30.0x23.0cm Mixedmedia on wood panel, 2007

김구림 | 시대적 감수성과 사유 담은 묵묵한 여정
인습적 사고에 대한 부정과 자신의 작업에 대한 부단한 해체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에 있어 독보적 존재로 평가되고 있다. 작가는 초기실험과 부정정신으로 자신의 작업을 해체함으로써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의를 지속해오고 있다. 그의 묵묵한 작업 여정은 시류에 편승되지 않고 자신을 제도 속에 함몰시키지 않으면서 시대의 감수성과 사유를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의 현대미술이 걸어온 치열한 현장과 함께 상대적으로 제도 속에 함몰되어버린 실험 정신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제도의 권좌로부터 이탈하여 끝없는 예술의 본질탐구를 추구하는 그의 해체적 사유와 유목적 정신의 노정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Untitle, 53x53cm Acrylic on canvas, 2012

김만희 | 거친 붓터치 이면의 절묘한 균형감각
작가는 미국과 서울 두 곳을 왕래하며 살며 정열적으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무제’에서 날카로운 각들과 풍부한 색상으로 자신의 캔버스를 채워나가며 빨강 회색 그리고 보라색의 강한 수직선들을 그렸다. 그것들은 그 작품의 현묘함에 몇 개의 백색 붓 터치와 함께 어떠한 예감을 전달한다. 또 다른 작품은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기다리며 한쪽으로 걷어지는 커튼과 함께 텅 빈 무대를 표현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나의 영감은 내 그림들을 분할하는 색상들과 선들로부터 표출되며 나의 희망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본 후에 정서적인 평온함과 균형감각을 느끼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The Method of Drawing, 49.5x70cm Acrylic on paper, 2012

이건용 | 실존을 향한 논리와 주지적 탐구에의 기초
작가는 한국현대미술에 있어서 실험미술의 제일선에 있는 작가 중 한사람이다. 70년대 개념미술과 행위예술의 기수로 활동해온 그의 작업은 논리와 주지적 탐구에 기초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실존적 조건에 대한 그의 노력은 전시, 텍스트, 이벤트, 퍼포먼스, 토론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지속됐다. 그는 그러한 논리의 바탕을 당대의 미술이론뿐 아니라 언어철학 또는 동양의 사상적 토대 위에서 찾으려 하였으며 이를 자신의 작품들 속에 구체화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70년대 말부터 시작되는 ‘참여미술’, ‘민중미술’과 후기 모더니즘의 전환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뤄져 오고 있다.

 

 

 

 

 

 

모란-화조, 90.9x72.7cm Acrylic, stone_pigment, glitter on canvas, 201

김용철 | 인간적이고 따뜻한 그림의 참된 가치
그는 자연에 대한 큰 믿음을 지니고 있다. 삼라만상의 운행질서를 믿고 따르며 하나가 되고자 하며 그 조화에 참여하고자 한다. 그가 묘사하고 있는 일월도나 화조도는 대상으로서의 객관적 자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체득해야 할 이치와 섭리로서의 자연이다. 이렇듯 삶의 일상성 속의 미감을 찾아내려 하는 작가의 작품을 볼 때 우리는 어떤 긴장감으로부터 떠나 작품을 음미할 수 있게 된다. 그의 작품에는 가식이 없으며 사유의 논리를 묻지 않아도 되며 어떤 규제와 강박관념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어수룩하고 모자란 데가 있기에 더 인간적이고 더 따뜻한 그림. 거기에 참된 가치가 놓여있다.

 

 

 

 

 

 

느린풍경-어느봄날에-새, 53x46cm Powder color on korean paper, 2012

김선두 | 느린 선의 미학 통한 삶의 본질 찾기
‘어떻게’보다는 ‘무엇’을 그릴지를 먼저 고민하는 작가이다. 그는 살아가면서 느끼거나 깨달은 것들이 전해주는 감동을 그림보다 시나 산문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숨어 있는 작은 울림이든, 영혼을 흔드는 거대한 감동이든 글로 정리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느린 선의 미학을 통해 우리네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그림 길’이라고 부르곤 한다. 매일 새로 시작하는 일상에서 삶의 감동을 누릴 줄 아는 흔치 않은 예술가이다. 그의 그림을 통해 우리는 삶의 맨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 그 길에는 느린 선의 꿈과 노래 그리고 사랑의 마음이 함께 한다.

 

 

 

 

 

 

Layer-풍경, 45x90cm Paper stack, 2011

이승오 | 종이의 집적과 결을 통한 자유분방한 표현
독특한 종이 쌓기 방법으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조형적 방법에 있다. 그의 종이작업은 많은 미술가들이 시도해왔던 방식과는 구별되는데 아무렇게나 방치된 혹은 눈길 주지 않았던 종이묶음이나 파지를 작품으로 전환시켰다. 작가는 수많은 유형의 종이를 자르고 분류하여 거듭 쌓아 올린다. 일정한 크기와 두께로 이어지는 종이의 결은 독특한 마티에르를 만들어 낸다. 화면엔 생기 돌고 에너지가 넘친다. 거기에서 감상자는 시각-촉각적인 미감을 경험한다. 그는 종이라는 사물의 성질을 전통적인 개념의 미술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표현으로 승화시킨 작가다.

 

 

 

 

 

 

자연의 기억, 30.5x40.5cm Acrylic on canvas, 2011

석철주 | 이면에 내재된 풍부한 공명
작가는 비록 전통적인 재료에서 탈피한 새로운 조형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의 작업에서는 전통적인 동양회화의 다양한 요소들을 어렵지 않게 감지해 낼 수 있다. 일단 산수 혹은 자연이라는 소재에 대한 접근방식도 그러하지만 특히 재료의 특성상 일정한 시간적 제약에 따라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 방식 역시 그러하다. 작가는 오히려 표현되어진 것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보다 풍부한 공명의 공간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여백과 같이 무한한 해석과 변주가 가능한 것일 뿐 아니라 스스로 작용하며 또 다른 의미와 가치를 형성해 내는 적극적인 것이기도 하다.

 

 

 

 

 

 

동행-백남준과 무어맨, 42x53cm Poster color on paper, 2009

서기문 | 현실과 사실 비판적 시각 솔직하게 표현
작품을 통해 역사와 사회, 문화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말하고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피카소가 말했듯이 ‘예술은 집의 벽을 장식하는 그림이 아니다. 공격적이고 방어적인 무기’를 상기 시킨다. 서기문은 당대의 세계적인 이슈들을 부정과 비판정신으로 다시 봐야 한다고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현실과 사실 그 자체를 작가의 내면을 통해 바라보고 캔버스에 솔직하게 표현했다. 프레임에 있는 인물들의 배치와 소소해 보이는 소품들 역시 서로가 역사와 사회 안에서 크게 영향을 주고받은 것들로 놓칠 수 없는 토론대상이 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의 묘미이자 재미다.

 

 

 

 

 

 

봄이 오는 소리, 53x40.9cm Oil on canvas, 2012

이희중 | 과거와 현재 시간의 심연 잇는 이야기들
산과 들, 새와 나비 등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 익숙하게도 혹은 낯설게 다가온다. 그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화면에 독특한 배치를 통해 구성하는데 작품에는 내밀한 수사와 그 수사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조율(tuning)이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상징들이 재해석되어 화면을 촘촘하게 메운다. 색 점들은 뭉쳐 하나의 형태가 되고 배경이 되며 한국적 상징에 대한 그의 재해석은 단순히 존재를 구성하는 작업을 넘어 존재의미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이제 화면을 능숙하게 수놓는 그의 붓질은 과거와 현재 시간의 심연을 이어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도시의 축제, 91x72cm Technical Mixture, 2012

 

 

 

 

20117, 60.5x73cm Oil on canvas, 2011

신흥우 | 가슴 절절한 희로애락 현대인의 초상
그가 그려내는 사람들의 이미지는 대상을 전제로 한 재현(representation)이 아니다. 심상 속에 자유롭게 유영하는 이미지들을 그저 현실계로 투영시켜내고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다분히 표현이라 할 것이다. 작가는 마치 생명을 만들어내는 조물주처럼 자신의 드로잉에 뼈와 살을 만들어 입힌다. 그것은 가슴 절절한 희로애락의 개인사들이 묻어있는 것이기도 하다.

 

 

 

 

同行, 116x91cm 장지에 석채, 분채, 2011

 

 

 

 

Human&City, 74x63cm 사진위 아크릴채색, light box·change color, 2010

김일권 |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사유의 감정
그의 풍경화는 구상과 추상 사이의 연결점이며 지렛대이고 미래를 투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고요한 땅’ 연작은 일종의 예언적인 지진계이며 의도적인 계산을 배제한 경고이며 자신에 대한 사고와 감정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과거와의 관련성 속에서 미래를 상상하는 방식의 그림은 풍경화의 전통인 간명한 고요함, 모호함이 없는 의미, 담대한 이해력과 사유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임종두 |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하는 소우주
삶이란 무엇이며 어떤 가치가 숨어 있는 것일까! 마음까지 꽃이 되면 어떨까 !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꽃과 인간이라는 소우주가 만나 작품 제작의 토대가 된 것이다. 그에게 꽃은 여성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삶의 어두운 이미지로부터 자유로워진 감각 같은 것이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관계를 되새기며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하는 데서 그의 예술가적 기질이 빛을 발한다.

 

 

 

 

 

 

박대조 | 말 못하는 희구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것
그는 몸을 들어 세상과 아이들과 자신과 뜨겁게 조우한다. 작업의 과정은 추억하고 떠올리며 세상의 온갖 세속적인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자신의 일을, 사명을 걷잡는 과정이다. 예민한, 디테일한 공정과 수많은 상처를 마다 않는 노동과 공정과 수고가 개입되는 것이 작가의 작업이다. 애틋함과 간절함 그러나 말 못하는 심정과 희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동철 문화전문 기자 k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