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부 지역 50년 장기 대개발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 같은 정책이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할 전망이다.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말한다. 지난 2014년부터 오는 2049년까지 35년 간 고대 동서양의 교통로인 현대판 실크로드를 다시 구축해, 중국과 주변국가의 경제·무역 합작 확대의 길을 연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난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서부 지역 대개발로 인해 인프라와 관련된 중국 내 지역의 테마주들이 움직였다"며 "중국 내 건설 프로젝트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경우 이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대일로가 성공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서부 지역의 대개발 중의 하나로 일대일로가 들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부 지역 대개발과 관련해 과거부터 관련 수혜주는 그닥 없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까지 영향을 미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홍록기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일대일로가 시장의 관심을 받은지는 오래됐으나 경제적으로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라며 "실질적인 혜택이나 수혜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일대일로의 경우는 정치성을 많이 띄는 정책"이라며 "경제적으로 일대일로가 이뤄낸 것 또한 여전히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이 올해 집중할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서는 전통적 인프라 투자의 경우 서부 지역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대비 테크·디스플레이 투자 활발

아울러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과 관련한 화웨이 제재를 통해 '기술 국산화', '기술 자립'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경환 연구위원은 "그 동안 중국이 반도체와 관련해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며 "경제 산업의 자립과 국산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록기 연구원은 "반도체 보단 테크, 디스플레이 쪽으로 투자가 활발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영역을 피하고, 5G나 AI쪽에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처=삼성증권

이와 함께 중국은 내수와 관련해서는 계속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 생산과 투자, 소비 중 소비 부분에 대한 지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홍 연구원은 "소비 진작 정책은 이미 하고 있으나 아직 활발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양회에서 어떻게 지원금 등을 산정할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양회 이튿날 경기부양책 강도 가늠될 듯

오는 21일부터 중국에서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시작된다. 이와 관련해 김경환 연구위원은 전인대의 경우 매년 핵심 키워드가 있어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 키워드로 '신형 도시화'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반도체와 관련한 키워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의 경우 산업 정책에서 강화될 것은 맞지만,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전인대 첫날 이를 핵심 키워드로 강조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반도체와 관련해 '순수 내수', '수입 대체 국산화' 부분은 큰 화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21일 양회 첫날 점심 때 재정적자폭과 통화목표치, 고용목표치 등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경기부양책은 재정적자나 특별국채 발행, 특수채 발행 등과 연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록기 연구원은 "양회 이틀째날 경제 목표치가 발표될 것"이라며 "금요일이나 토요일쯤 경기부양책과 관련한 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양회에서 3%의 경제 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