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울에서 전세 재계약을 하려면 2년전보다 평균 3300여만원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의 경우 7700여만원에 가까운 계약금이 더 필요했다. 경기의 경우 평균 1400여만원이, 인천의 경우는 2년전과 비교해 약 1800만원의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했다.

▲ 올해1분기와 2년전 대비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출처=직방

직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전세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에 거래된 아파트의 전세계약 비용과 통상 임차 거래기간인 2년 전의 비용을 비교·분석한 결과 ,서울의 올해 1분기 아파트의 전세 재계약 비용은 3272만원이었다. 전세금액이 2018년 1분기 평균 4억3708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평균 4억6980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경기는 2년전보다 평균 1438만원을 더 올려야 전세 계약이 가능했고, 인천은 재계약 비용이 1814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재계약 비용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은 시기에 눈에 띄게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하는 반면 입주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에는 오르는 양상이 나타났다.

▲ 출처=직방

직방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서울에서 분기별로 전세 재계약 비용이 가장 높았던 시점은 2015년 4분기의 8379만원이었다. 강남권역에서 재건축 사업이 대거 추진되면서 강남 개포지구, 강동 고덕지구, 서초 신반포지구 등지에서 이주가 진행됐고, 전세 물량 부족에 따라 주변 아파트 재계약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는 것이 직방의 분석이다. 반면 2015년 이후 재계약 비용이 가장 낮았던 시점은 2019년 2분기의 982만원으로 강동 일대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 올해 1분기 도시별 2년전 대비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출처=직방

올해 1분기 도시별 전세 재계약 비용은 서울이 평균 327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3219만원) △대전(2611만원) △대구(2353만원) △인천(1814만원) △충남(1551만원) △경기(1438만원) 등의 지역에서 1000만원 이상의 재계약 비용이 필요했다. 세종은 가온마을, 도램마을 등을 중심으로 2년전보다 전세 실거래가가 크게 올랐다. 대전은 2014년에 입주를 진행한 도안신도시 아파트와 학군과 편의시설이 잘 조성된 서구 둔산동, 유성구 노은동, 지족동 등에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강원(-1088만원) ▽충북(-577만원) ▽경남(-249만원) 등의 지역은 2년전보다 전세 재계약 비용 부담이 오히려 줄었다.

▲ 서울 구별 2년전 대비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출처=직방

서울내 자치구별 1분기 전세 재계약 비용은 역시 강남이 768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종로(4940만원) △성동(4852만원) △양천(4755만원) △서초(4436만원) △송파(4433만원) △마포(3909만원) △용산(3491만원) △광진(3426만원) △영등포(3284만원) 순으로 재계약 비용 상승했다. 한편 강동구 경우 재계약 비용이 유일하게 565만원 하락했다. 직방은 2019년부터 이어진 신규 아파트 입주로 공급물량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 전세 재계약 비용이 9218만원을 기록했다. △성남 분당(4732만원) △성남 수정(3800만원) △수원 영통(2986만원) △광주(2793만원) △광명(2466만원) 순으로 재계약 비용이 높았다. 과천은 2019년 4분기에도 1억원 이상의 전세 재계약 비용이 오른 바 있다. 다만 올해 4월부터 연말까지 센트레빌, 푸르지오써밋,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등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돼 2분기에는 전세 재계약 비용 부담이 평균 3000만원 선으로 하락했다.

성남 수정구는 위례 신규 아파트 중심으로 재계약 비용이 상승했고 수원 영통은 꾸준한 전세수요와 신규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 강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 경기 구별 2년전 대비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출처=직방

경기도에서 ▽안산 단원(-1842만원) ▽안산 상록(-1386만원) ▽안성(-440만원) ▽여주(-338만원) ▽고양 일산동구(-217만원) ▽평택(-159만원) ▽파주(-108만원) 등의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전세 재계약 비용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안산은 올해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면서 물량 증가에 따라 재계약 비용이 하라했다. 일산동구는 2018년 4분기 시점부터 전세 재계약 비용이 2년전 대비 떨어져 올해 1분기까지 계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올해 2분기에는 재계약 비용이 993만원 정도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직방은 올해 전국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소폭 줄어들고 7월말 민간택지 분양권 상한제의 시행으로 이주물량이 늘면서 전세가 상승에 일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직방은 7월말 이후에는 정비사업 속도 둔화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아파트 청약이나 신규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가 꾸준해, 청약을 위해 내집마련을 미루거나 아파트 약세 매매장 속에 매수를 관망하겠다는 세입자들로 전, 월세 거래는 꾸준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세 재계약 비용은 상승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