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보유세 과세 기준일까지 2주가 남았다.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한시적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을 줬다. 과세 기준일을 앞두고 4~5월 간 절세용 매물 거래가 이뤄졌고, 대부분 소진됐다. 전문가들은 "6월까지는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 향후에는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강남권 집값 하락폭은 다소 축소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의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 주 -0.04%에 비해 하락폭이 둔화된 -0.01%을 기록했다. 

재건축은 -0.05%로, 전 주 -0.13%보다 낙폭이 크게 축소된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이달 법인주택거래,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 규제책이 연이어 나오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고 해석했다. 

▲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출처 = 네이버 거리뷰

'절세용' 매물 호가...회복 분위기?


지난 3월부터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급매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친족간 거래 등 비정상적인 거래도 속속 포착됐다. 한국감정원 실거래가 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 3월 6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16억원(8층)에 거래됐다. 직전 19억7500만원(25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3억원 가까이 낮은 금액이었다. 그러나 이는 부자간 거래로 밝혀졌다. 

또 지난 4월에는 19억500만~22억원 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이달 7일에는 16억원(5층)에 다시 급매물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확인한 결과, 위의 사례는 친족 간 거래로 알려진 상황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족 간 거래라던가, 아는 사람 간의 거래로 알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거래로 조사 대상이고, 현재 시세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현재 해당 매물은 18억3000만원에 나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금 이뤄지는 '초급매'는 증여일 확률이 높다고 분석한다.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절세용'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달 초 연휴를 기점으로 대부분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올랐다.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14일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이 18억9300만원(4층)에 거래됐고, 17일에는 19억2000만원(11층)에 실거래 됐다. E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을 팔려면 과세 기준 6월 1일까지는 잔금 처리가 돼야 한다”며 “이미 팔 사람은 팔고, 살 사람은 산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은 20억2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치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절세용 매물은 거의 다 소진됐다"며 "지금 나와 있는 시세가 급매물인데 호가가 오르는게 아닌 시세 회복 분위기다"고 했다. 그는 "절세용 급매는 4월하고 5월 현재까지 계약 중이고, 최근 거래된 건 20억7000만원이다"고 덧붙였다. 

▲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 = 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6월까지 절세용 매물 나올 것, 추격 매수는 쉽게 붙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6월까지는 '절세용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거래 시장은 소강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 규제 등으로 급매물 소진에 따른 추격 매수는 쉽게 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6월 이후에도 거래 급감은 고착화될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주택 거래에 소요되는 시간이 빨라야 한달이고, 두달 이상 생각해야 한다. 6월에도 절세용 매물이 나오겠지만 거의 마무리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기준은 6월 말까지라, 6월까지는 절세용 매물이 나올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6월 이후에도 현 시장 추세는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며 "절세 매물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추격매수를 하는 환경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시장에 대해 "약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급매가 소진되고 나면 '버티기'를 할 수요자들이라 당분간은 소강상태일 것이다"며 "초고가 아파트 경우 거래도 많이 위축되고, 저가로 나온 매물도 적으니 당분간 보합 상태로 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른 경제 지표에서 반등의 여지가 있으면,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쪽으로 거래가 다시 재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