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항공주에 이어 은행주를 대량 매도했다.

16일 블룸버그와 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유하고 있던 골드만삭스 주식의 약 80%를 지난 3월말 매각했다. 이는 전일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내용에 따른 보도다.

SEC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유중이던 골드만삭스 주식을 84% 매도한 후 192만주를 보유중이다. 이는 지분가치 3억3000만달러(4060억65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골드만삭스 지분 3%를 보유중인 상위 10대 주주 중 하나였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하게 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때다. 당시 궁지에 몰린 골드만삭스에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버크셔 해서웨이로 50억달러 상당의 우선주를 매입하고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도 취득했다. 해당 워런트는 2013년 행사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번에 골드만삭스 외에도 JP모건 체이스 지분도 약 3% 줄였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11~12일에는 대형 지방은행 US뱅코프 주식 49만7786주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1630만달러(200억원) 규모다.

은행주는 그동안 버핏이 선호하는 업종으로 여겨졌다. 골드만삭스 외에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JP모건 체이스 등 대주주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름을 올려놨었다. 버핏 스스로도 그동안 미국 경제 강세 분위기 속에서는 그 혜택을 은행주가 입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매도 소식에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버핏은 (주식투자) 포트폴리오 재검토를 강요당하고 있다”면서 “미 은행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제로 금리 정책으로 수익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버핏의 투자 판단에 이목이 쏠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버핏은 최근 보유한 미 대형 항공주를 전량 매각하면서 ‘실수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당시 팬데믹(대유행) 이후에도 수년간 항공업종이 고전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들이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