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급 공무원 공채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16일 한 학교를 찾아 시험실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인사혁신처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정부가 5급 공채를 시작으로 공무원 시험을 본격 실시했다. 청년실업 상황을 고려하면 채용 일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따른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이태원 클럽 사태로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시험이 재개되는 것이어서 불안감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 32개 시험장에서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이 실시됐다. 응시자는 1만2000여명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연기됐던 국가공무원 시험이 처음으로 재개됐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 2월에 예정됐던 5급 공채 등 공무원 시험을 잇따라 연기했다. 정부는 이후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자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지역인재 7급 1차 시험을 이날 치르기로 했다.

인사처는 강화된 방역 대책에 따라 안전한 시험 시행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수험생의 자가격리 상황 확인 및 출입국 이력 관리, 시험장 출입구 단일화 및 출입절차 강화, 의심대상자 조치, 시험실별 수용인원 대폭 축소, 전 수험생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역소독 등도 추진됐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중단된 채용 절차를 5~6월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5급 공채ㆍ외교관후보자ㆍ지역인재 7급은 5월16일, 경찰은 5월30일, 소방은 6월20일, 해경은 6월27일에 1차ㆍ필기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채용 시험을 신속히 실시해 3분기부터 채용을 완료할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고용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한다”면서 “공무원ㆍ공공기관 채용 절차를 방역중대본 지침 준수 하에 당장 이번 달부터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채용 인원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기재부,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신규채용 인원은 6만3265명에 이른다. 국가직 3만5994명, 지방직 2만7271명이다. 이는 행안부ㆍ인사처가 홈페이지에 전체 채용 규모를 공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수험생들은 시험 일정이 재개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집단감염 우려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다.

한 수험생은 “사방이 막힌 화장실, 시험장 근처 좁은 골목 등에 응시생들이 몰리면서 집단감염이 우려된다”면서 “‘열이 나도 해열제를 먹고 시험을 치르겠다’는 수험생들도 있어 시험 전후로 철저히 방역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응시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면밀한 방역관리 대책을 수립했다”면서 “시험으로 인한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응시생과 감독관이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우호 인사처 차장은 “수험생들이 심리적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대비해왔다”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수험생의 안전한 시험 응시를 위해 철저한 방역 대책을 수립해 시험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