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표 악화 무시 못해”

트럼프 “코로나19 백신 초고속 개발팀 가동”

하반기 석유 수요 회복 전망 WTI 급등

▲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소비 심리 회복 기대감에 상승했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 우려와 주요 지표의 극심한 부진에도 향후 소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상승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5%(60.08포인트) 오른 2만3685.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9%(11.20포인트) 상승한 2863.7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9%(70.84포인트) 오른 9014.5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2.65%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2.26%, 나스닥은 1.17% 내렸다.

시장은 미국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을 주시했다. 이날 장 초반에는 악재가 부각되면서 주요 지수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6.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 12.3% 감소보다 더 악화한 지표다.

발표에 따르면 의류 판매점 판매가 78.8% 감소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충격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발표한 4월 산업생산도 11.2% 급감했다. 연준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101년 역사상 가장 큰 월간 낙폭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예상치는 11.1% 감소보다도 소폭 부진했다.

미국의 소비와 생산 등이 4월에 예상보다도 더 나빴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기 침체가 깊고 길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무역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본격화하면서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가 미국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도록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외국 기업이라도 미국의 장비 등을 활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경우 화웨이에 특정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한 조치다.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자산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기술 공급을 추가로 막을 경우 중국은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시진 편집장은 “애플과 퀄컴, 시스코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조사나 제재, 보잉사 항공기 매입 중단 등의 조치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장 초반 이후 낙폭을 차츰 줄여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경제의 재개 이후 소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상했다. 미시간대학교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73.7로, 전월 확정치 71.8에서 상승했다. 시장 전망 65.0도 웃돌았다.

정부의 부양책에 따른 현금 지급과 상품 가격의 하락 등이 소비 심리를 지지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3.9% 증가하며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도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중국 산업생산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다만 중국의 4월 소매판매는 3월보다 감소 폭이 줄기는 했지만, 감소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고속 개발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면서 “할 수 있다면 연말까지 백신을 얻기를 바란다. 아마 그 이전일지도 모른다”고 말한 점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이 빠르게 개발되지 않는다고 해도 코로나19가 “어느 시점에 사라질 것”이라며 백신의 필요성을 축소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 제기된 퀄컴 주가가 5.1% 이상 급락했다. 애플 주가도 0.6% 내렸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1.26% 올랐고, 임의소비재는 1.06% 상승했다. 금융주는 0.73% 내렸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우려보다 양호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마이너스(-)78.2에서 -48.5로, 29.7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 -50.0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기업 재고가 전달 대비 0.2% 감소한 2조12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채용공고는 619만1000명으로, 지난 2월의 700만4000명에서 감소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냇웨스트 마켓의 존 브릭스 전략 담당 대표는 “지표가 나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할 수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4월의 나쁜 지표를 모두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21% 하락한 31.8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하반기 석유 수요 회복으로 원유 비축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8%(1.87달러) 상승한 29.43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전날 9.0%(2.27달러) 급등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는 기준 배럴당 4.82%(1.50달러) 오른 32.63달러를 나타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3bp 상승한 0.640%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주 3.9bp 내렸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과 같은 0.149%에 거래됐다. 주간으로도 변동이 없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6bp 오른 1.320%를 나타냈다. 이번 주 6.4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6.8bp에서 49.1bp로 확대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9%(15.40달러) 상승한 175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이번 주에만 2.5% 올랐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7% 오른 100.369를 기록했다. 이번 주 0.60% 올랐다. 지표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시장 예상보다 더 암울한 소비와 생산 지표가 나와 코로나19 이후 회복 우려가 커져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