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팟 로봇이 싱가포르의 공원을 순찰하고 있다.    출처= Business Insider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싱가포르가 주민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미국의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유명한 노란색 개(犬)로봇 스팟(Spot)을 지역 공원에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네 개의 다리로 개처럼 움직이는 로봇 스팟이 지난 주말부터 지정 구역을 순찰하며 공원을 찾은 주민들에게 미리 녹음된 메시지를 방송으로 전달한다.

로봇 스팟에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스팟이 공원을 다니며 주변을 스캔해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수까지 당국에게 알려준다.

싱가포르 정부는 "그러나 스팟에 장착된 카메라가 특정 개인을 추적하거나 인식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개인 데이터는 수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코로나 감염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팟 로봇 실험을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에 특정 공원에서 2주 동안 제한적으로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물론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 프로그램의 확장 운영을 고려할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싱가포르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올바르게 대응한 나라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자 진정되는 듯했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면서 정부가 검사를 놓친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감염자사 빠르게 증가했다.

존스홉킨스대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3월 17일 266명에서 이후 싱가포르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건수는 266건에서 4월 11일 현재 2만 3822명으로 늘어났다.

상황이 악화되자 싱가포르 정부는 대응 차원에서 기술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확진자와 밀접한 접촉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전국적인 접촉 추적 앱을 출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환자에게 약을 가져다주어야 하는 지역 격리 시설에서도 스팟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에 따르면, 수 년 전 오르막길이나 계단 오르내리고 심지어는 음료수까지 가져다주는 것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크게 퍼지면서 유명해진 스팟은 그동안 건설현장 같은 곳의 검사 용도로 주로 사용되어 왔다.

또 회사 웹사이트는 "폭탄으로 보이는 포장을 탐지하는 것"과 같은 공공 안전상의 목적으로도 배치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팟의 민첩한 상황 대응능력 때문에 이번 실험을 위한 모델로 스팟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스팟은 바퀴로 움직이는 여타의 로봇과 달리 여러 지형에서 잘 작동하며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고 넘을 수 있어 공원이나 정원에서 운영하기에 이상적입니다.”

싱가포르 당국은, 현재로서는 적어도 한 명의 인간 경비원이 스팟과 함께 해당 지역을 순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