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꿈·사랑, 136×68㎝ 수묵

북송의 소동파는 왕유를 평하여 “그의 시속에 그림이 있고 그 그림 속에 시가 있다”고 하여 그림 속에 내재된 문학성에 관한 문인화의 의미와 형식미에 대하여 얘기 하였는데 작가가 이번에 보여주고 있는 여러 작품들 속에는 맑은 여운과 깔끔한 필치를 바탕으로 한 옛 선인들의 글귀를 생각나게 하는 격조 있는 문인적 기운이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 달·매화, 100×68㎝ 수묵

화가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던 어린 시절부터 그는 호남화단의 원로선배들로부터 엄격한 화가로서의 교육을 받음으로써 겸손하면서도 충실하게 기량을 다져 왔으며 이제 독자적인 경지로 그의 작품세계를 이끌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재 그의 작품세계가 사생을 기초로 한 현대적 실경화풍을 보여주고 있을지라도 그 뿌리는 전통남종화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어 초기 그가 작가로서 입문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던 청년시절부터 현재까지 걸어온 흔적을 되짚어보면 그 역시 우리 선배화가들이 추구해왔던 전통산수화가로서의 품격과 필의를 충실하게 따르려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장언원은 <역대명화기>에서 "무릇 생각을 움직여 붓을 휘두를 때에 스스로 그리는 것을 의미하면 곧 그림을 잃게 된다. 붓을 휘두를 때 뜻이 그림에 있지 않아야 그림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하였다.

▲ 달·꿈·겨울의 서정2, 90×60㎝ 수묵

그런 이유로 운치가 넘치는 달밤의 정경을 담백한 필치의 문인화기법과 사경화풍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가의 실경산수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들에게 옛 선인들이 지녔던 정신세계와 예술의 향기를 짐작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그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현대 실경산수화가로서의 결실을 중간 정리 해보는 소중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이번 출품작들은 향후 그가(한국화가 강금복,강금복 작가,KANG KUM BOK,Eunsan KANG KUM BOK,隱山 姜錦福) 나아가야 할 묵향과 아취의 세계를 예측 해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제공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영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미술비평

▲ 작업실에서 강금복 작가. 200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