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실업자 아직 많지만 6주째 감소세

트럼프 "중국과 모든 관계 끊을 수도“

하반기 원유 비축량 감소 전망…WTI 9% 급등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대량 실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나마 신규 실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그러나 코로나19 재유행과 2차 미중 무역전쟁의 가능성이 변수로 지목된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7.37포인트(1.62%) 상승한 2만3625.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50포인트(1.15%) 오른 2852.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80.55포인트(0.91%) 상승한 8943.72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CNBC 등 주요 외신은 은행 등 금융기업 주가가 큰 폭 오르며 시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이 후퇴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외출금지령과 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 봉쇄 조치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신규 실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선 매사추세츠, 코네티컷을 제외한 48개주가 늦어도 다음주초까지 부분적으로 봉쇄 완화에 들어간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선 지난 일주간 298만1000명이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직전 주의 317만6000건(조정치)보다 19만5000건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70만 명보다 많았다.

봉쇄 조치가 본격화된 직후인 3월말 주간 68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6주째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세가 계속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 시장으로선 부담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올 가을 코로나19와 다른 계절성 독감 등이 동시에 확산되는 '2중 유행'(double wave)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담당 국장은 이날 영국 텔레그레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가을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다른 계절성 독감이나 홍역이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사실은 방역을 위해 취한 봉쇄 조치를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사람들은 봉쇄령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클루게 국장은 스페인 독감이 1918년 3월 첫 발병 당시 전형적인 계절성 질병의 특징을 보였지만 가을 재확산 때는 위력이 더욱 강해져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서 약 5000만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는 초강경 발언을 내놨다.

그는 또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미국의 회계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책임을 추궁하는 미국의 일부 주 등에 대한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양국 관계가 다시 험악해지는 중이다.

이런 요인들로 주요 지수는 장 초반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450포인트 이상 내렸다.

국제유가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하반기 석유 수요 회복으로 원유 비축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2.27달러(8.98%) 급등한 27.5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2.07달러(7.09%) 뛴 31.26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IEA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엔 봉쇄 완화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원유 비축량이 55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장 초반 0.60% 수준까지 내렸던 데서 차츰 반등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4%(24.50달러) 상승한 174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6% 오른 100.30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