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위안 규모 재정정책 유력...'양회 랠리' 주목

시 주석 "올해 방한 의지 불변"...한한령 해제 기대감↑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중국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일정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제 대반전 효과를 노려볼만한 국내 수혜주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중국의 경기가 부양정책과 보복소비 등에 힘입어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안에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수혜주도 주목받고 있다.

이날 34분간의 정상통화에서 시 주석은 "금년 중 방한에 대한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 시 주석의 방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열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는 매년 3월 전후로 개최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2개월 이상 늦어졌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이 21일 베이징에서 막을 올리고, 22일에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열린다.

통상 양회는 2주 정도 열리며 전국 약 5000여명의 대표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안건을 논의한다. 이번 양회에서는 중국 정부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 등 각종 거시 지표들이 제시될 예정이다.

중국 양회 개최를 전후로 상승장이 연출되는 '양회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 경제가 2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출처=키움증권

중국 증시는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자 등락을 거듭하며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4월 초 2730선까지 떨어졌던 상하이종합지수가 4월 말 2860선까지 회복, 한 달간 3.99% 상승했다.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지수의 월간 상승폭은 각각 7.62%와 10.55%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는 5월 들어서도 좁은 보폭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 지도부는 10조 위안 규모에 달하는 강력한 경기부양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5G ▲특고압 송전설비 ▲고속철도 ▲전기차 충전시설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산업 인터넷망 등 인프라 투자 규모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방 정부의 경우, 중앙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비 활성화를 위한 재정정책, 산업별 보조금 지급,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삼성증권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다"며 "인프라 투자, 소비부양과 함께 통화를 푸는 등 3가지를 패키지로 묶어 부양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재정적인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10조 위안 규모의 유사 재정자극(Quasi fiscal stimulus), 지준율 100~150bp, 기준금리 50bp 인하 등 통화완화, 소비촉진정책을 골자로 한 공격적인 부양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상해 주가는 양회를 전후해 강한 부양정책 기조가 확인된다면 3000p(포인트) 회복과 더불어 상반기 중 3300p 수준의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에서 인프라 투자 및 소비 부양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기업 중에는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아모레, 호텔신라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첨단 산업 육성 정책(신형 인프라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OCI, 한화큐셀, 한화케미칼 등을 꼽았다. 반도체 분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반도체 국내 장비 생산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 출처=삼성증권

중국 당국은 내수 체감경기 부진과 제한된 대외 수요 속에서 내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란 관점이 강한 편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인대에서 중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소비 관련 모멘텀이 나올 것"이라며 "LG생활건강 등 화장품과 패션의류 종목이 국내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 연구원은 "보복소비와 관련해 의류와 화장품을 사는 것은 결국 밖에 나가고 싶어서 사는 것"이라며 "그 동안 못 했던 소비를 하게 되니 관련 종목들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