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그나로그 오리진이 CBT를 열었다. 출처=그라비티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이벤트 조작설에 휩싸였다. 추첨을 통해 지급하기로 한 300만원 상당 상품이 라그나로크 오리진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며 게임 서비스에 기여한 유튜버에게 돌아가면서다.

그라비티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CBT(비공개베타서비스)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픽미! 픽미!’ 이벤트를 열었다. 해당 이벤트에 따르면 CBT에 참여한 유저 중 추첨을 통해 1등에겐 구글 기프트 카드 300만원(1명)을 지급하고, 200명에게 1만원 상당의 구글 기프트 카드를 지급한다. 하루 500만원씩 총 1000만원 상당의 이벤트다.

이벤트 첫날인 11일 추첨 결과가 라그나로크 오리진 공식 카페를 통해 공개됐다. 1등 당첨자는 모 게임 유튜버로 나타났다.

유저들은 결과에 납득하지 못했다. 해당 유튜버가 라그나로크 오리진 CBT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라비티가 추첨 방식이 아닌 자사 게임 홍보에 기여한 유저를 임의로 뽑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 유튜버의 채널에는 약 1년전 진행된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중국판 CBT 영상도 다수 업로드되어 있다. 최근 국내에서 진행한 CBT에서도 다량의 관련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또한 이 유튜버는 CBT 기간 동안 게임의 버그를 잡아내고, 게임 공략법을 제공하는 등 라그나로크 오리진 서비스에 기여했다.

▲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오리진 픽미 픽미 이벤트. 1등에겐 300만원 상당 구글 기프티 카드가 제공된다. 출처=갈무리

당첨자 발표 이후 인게임과 공식카페 등에는 “공정성에 어긋나는 일” “추첨 과정을 공개하라” 등 항의가 쏟아졌다. 유저들이 화를 내는 지점은 게임 유튜버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이 아닌, 회사 측이 ‘추첨’ 이벤트라고 홍보를 한 뒤 투명하지 않은 환경에서 임의로 특정인을 뽑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의 열기는 그라비티 측이 유저들의 의혹을 부인하며 더욱 달아올랐다. 그라비티는 12일 진행한 2차 이벤트 당첨 결과 게시글에선 1차와 달리 댓글창을 차단했다. 댓글창이 허용된 1차 이벤트 당첨 게시글에는 “앞으로 있을 추첨이벤트도 무조건 믿기 힘들다” “눈가리고 아웅” 등 댓글이 달렸고 그라비티 측은 “공지에 안내해드린 대로 해당 시간에 접속해 주신 유저들을 상대로 추첨을 진행했다”며 입장을 고수했다.

논란에 휩싸인 이 유튜버는 12일 방송을 통해 그라비티의 이벤트 진행 방식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300만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벤트 내용은 잘못된 게 없지만 저를 준 건 잘못된 게 맞다”면서 “만약 추첨 자체을 공개된 상태에서 투명하게 진행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런 과정 없이 결과가 나왔다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상금을 받을 생각이 없다. 다른 분께 300만원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라비티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명을 요청하자 “공지 내용 참고하시면 된다. 해당 이벤트 시간 동안 접속한 유저 대상으로 추첨한 사항”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차 이벤트의 댓글창을 차단한 것과 관련해서는 “7 일 CBT 오픈 이후 8일 점검 안내부터 현재까지 모든 공지 사항에는 댓글 등록이 불가능하다”면서 “11일 픽미 이벤트는 오해의 소지를 막고자 댓글을 오픈하였으며,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는 모두 대응을 진행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