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시, 33×24×36(h)㎝ 테라코타, 2019

30년 넘게 작가가 되겠다고 굳은 의지로 가족들을 설득하니 지지고 볶을 작업실이 생겼다. 돈을 벌어 작업하고, 작업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격리되고, 늘 피로하게 몸을 상하면서까지 어쩌면 치열하고 고집스럽게 이 길을 가고 있지만, 나 자신만의 독특한 모습이 무엇인지 확연하지 않다.

▲ 응시, 33×24×36(h)㎝ 테라코타, 2019

혼돈의 시기–흔들리고 혼란스러운 나에게 묻는 질문이다. 무엇이 나인가? 진짜가 가짜 같고 더 진짜 같은 가짜가 판을 친다. 테라코타 원본이 진짜 작품일까, 그 원본을 몇 십 개로 찍어낸 세라믹들이 더 진짜 작품일까? 진짜 나는 어디에 투영되었을까?

▲ 작업실에서 조각가 김경원

마음이 하나이면서 동시에 수만 가지인 것처럼, 작품을 하는 내내 팔색조마냥 새로운 옷을 걸쳐 보는 재미가 쏠쏠해 마음을 뺏겼다. 어디에 머무를지는 가봐야 알 거 같다. 항상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길을 잃은 듯 또는 그림에 대한 갈증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보려 한다.

2019년 10월, 처음으로 가지는 작업실 내 땅 위에서 나를 멈추다!

<글=김경원 작가(SCULPTOR KIM GYUNG WON, ARTIST KIM GYUNG WON,김경원 작가, 조각가 김경원)>/<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 眞我108;무엇이 나인가?, 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2019년 10월8~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