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레드오션·코로나19 악재가 겹친 생명보험사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입 고지항목을 대폭 줄인 초간편심사보험은 물론 월 보험료가 버스비도 채 안 되는 미니보험까지 줄줄이 선보이며 유병력·고령자와 2030세대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수익성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고객층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12일 250원의 보험료로 위암·폐암·대장암·전립선아·간암 등 남성 5대암을 1000만원 보장하는 온라인 미니암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월 950원의 보험료로 여성 3대암을 보장하는 여성 미니암보험에 이은 미래에셋생명의 두 번째 미니암보험이다. 20세부터 5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타 보험사의 암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도 추가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 고지항목을 줄인 간편심사보험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초간편심사보험 상품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7일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춘 초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5년 이내 암·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증에 대한 진단·입원·수술 여부에만 해당되지 않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한화생명도 지난 4일 한 가지 질문만으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가입할 수 있는 초간편심사건강보험을 선보였다. 5년 이내 암·뇌졸중·협심증·심근경색 병력 유무만 확인하면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유형에 따라 주계약으로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 등을 보장한다. 가입연령이 최대 90세까지 확대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 손해율 악화 우려 높은 상품 왜 파나?

이처럼 생보사들이 미니보험, 초간편건강보험 등 수익성이 높지 않고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 우려가 제기되는 상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업황 악화 속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고객층의 유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기는 힘든 상품이다. 다만, 미래잠재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한 손해보험사들이 주로 취급해왔다. 보험료가 저렴해 특히 보험가입 니즈가 크지 않은 젊은 고객층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가다.

초간편심사보험 역시 유병자와 고령자를 유치하기엔 효과적이지만 가입 대상이 주로 리스크가 큰 고객인 만큼 손해율 우려도 큰 상품으로 알려졌다. 간편심사보험이란 계약시 알릴의무 등의 고지항목을 간소화한 상품으로 이른바 ‘3.2.5 조건’에 따라 대부분 가입이 가능하다.

 ‘3.2.5 조건’이란 상품 계약시 △최근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 △2년 이내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수술 △5년 이내 암진단·입원 및 수술기록 등의 알릴 의무를 말한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초간편심사보험은 이 조건을 깨고 고지항목을 최소 1개로 줄인 상품을 일컫는다.

포화된 보험시장 속 기나긴 한파를 겪고 있는 생보사들은 최근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영업력 급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면영업 비중과 금리 역마진 위험이 손보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생보사들의 성장 동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생보사들의 주력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종신보험의 니즈도 감소하고 있다. 이에 생보사들은 당장의 수익성보다도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는 2030세대와 유병력·고령자의 고객 선점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손해율 등의 리스크를 감안해 상품을 개발할지라도 통상 미니보험 등의 상품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시하진 않는다"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주로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