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 7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유럽증시 혼조

미국 4월 CPI, 2008년 이후 최악

WTI 7% 급반등…"OPEC+ 대규모 감산 연장"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섣부른 봉쇄 조치 완화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으로 2%대 하락세를 보였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57.21포인트(1.89%) 하락한 2만3764.7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0.20포인트(2.05%) 내린 2870.1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9.79포인트(2.06%) 하락한 9002.55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가 떨어진 것은 7거래일 만이다.

시장에서는 경제활동 셧다운 완화의 기대감과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가 뒤섞이면서 최근 뉴욕증시도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증시에서는 2차 발병 우려에 더욱 집중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조급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한다면 발병 사례의 급상승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 증시 역시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05% 하락한 1만819.50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4% 떨어진 4472.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93% 오른 5994.77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 50지수는 0.02% 오른 2884.20으로 마치면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심각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8%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CPI는 3월에 0.4% 하락한데 이어 낙폭이 심화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로 최대 하락폭이다.

4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4% 내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1957년 이후로 최대 하락폭이라고 전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결정에서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다.

반면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34달러(4.33%) 급등한 2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44달러(1.48%) 상승한 30.07달러를 기록했다.

원유시장 투자자들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움직임에 주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 그룹 OPEC+는 5~6월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는 합의를 연장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6월 이후에도 하루 970만 배럴의 감산 규모가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가 미국과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한 합동조치를 논의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러시아 에너지부 성명에 따르면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과 댄 브루예트 미국 에너지 장관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저유가로 인해 미국도 자연적으로 감산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확인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생산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EIA는 월간 단기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 산유량 전망치를 일평균 1169만배럴로, 지난달 1176만배럴보다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1103만배럴에서 1090만배럴로 낮췄다.

국제금값은 1700달러를 되찾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5%(8.80달러) 상승한 1706.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28% 내린 99.96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