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최근 세계경제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미국경제는 1분기 이동제한 조치가 비교적 느슨했음에도 불구하고 GDP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이어, 2분기 수렁 속으로 빠져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4.8%를 기록했다. 이는 민간 소비가 이동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에 따른 서비스 소비 위축 등이 영향을 끼쳤다. 또 미국은 3월 셋째 주 이후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가 총 3031만건으로 급증하는 등 고용상황 악화도 민간 소비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내 이동제한 조치가 3월 중순부터 본격화된 점을 고려해 2분기 성장률 감소폭이 전 분기 대비 클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미국경제의 회복 속도는 코로나19 확산 진정 상황과 이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수준, 소비심리 개선 여부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지역)도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었다. 유로존은 4월 전산업 PMI(확정치)가 사상 최저 수준인 13.6으로 폭락한 가운데 서비스업이 제조업에 비해 더 크게 악화됐다. 또 유로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3.8%로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특히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지역에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3월 중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광공업 생산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가 급격히 둔화됐다. 이에 따라 4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지수도 전월 대비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준치를 큰폭으로 하회했다. 일본 정부는 기업 현황과 소비, 수출 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으며, 경기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경제는 1992년 분기 통계 발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6.8%)을 기록했다. 다만 3월 이후 주요 지표의 감소폭이 축소되고 기업심리가 기준치를 회복하는 등 경기침체 정도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향후 중국경제는 코로나19가 진정됨에 따라 2분기부터 내수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서도 코로나19 영향이 미치고 있다. 아세안 5개국은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강제격리 조치를 시행 중인 인도와 브라질은 각각 소비와 산업생산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4월 중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전월 대비 31% 하락했다. 이는 주요 산유국간 감산합의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요 감소로 원유재고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향후 국제유가는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 여부 등에 따른 수요 회복 정도, OPEC+ 감산이행 및 미국 등 여타 산유국들의 생산감소 규모,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라 변동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