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기흥) 김덕호 기자] "리빙을 한 방에!" "놀이를 한 곳에" 최근 오픈한 경기도 용인'리빙파워센터'의 캐치프레이즈다. 놀이공원이 '아이들의 놀이터', 가전 매장을 '철없는 어른'의 공간으로 본다면 이곳은 신혼부부, 가정주부들을 위한 로망센터로 볼 수 있을까?
기자는 8일 경기도 용인 기흥에 위치한 리빙파워센터를 찾았다. 지하 3층~지상 4층으로 구성된 이 쇼핑 공간에는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 홈퍼니싱 업체 19곳, 가전/인테리어 업체 10곳, 생활용품 매장 9곳, 엔터테인먼트 시설 15곳 등 다양한 생활용품 매장이 자리잡았다.
가구매장만 19곳…이케아와 같은 듯 다른 구성
가장 공들여 매장을 꾸민 브랜드는 현대리바트, 한샘, 까사미아 등 가구 '빅3'다. 보다 규모가 작은 국내업체 매장으로는 시몬스침대 매장이 독득한 구성을 갖췄다.
방문한 대부분의 매장들은 실제 가정 또는 사무실 공간을 구성했다. 이 속에 다양한 콘셉트 제품들을 전시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비슷하지만 '축소형 모델 가구'가 아닌 '실 사이즈 제품'이 전시됐다는 점이 다르다.
지하2층에 입점한 현대리바트 매장은 1100평 수준의 대규모 전시장이다. 리바트의 두 개 브랜드(리바트·리바트 키친)와 수입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의 두 개 브랜드(포터리반 키즈·웨스트 엘름)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매장 입구에 안락한 소파를 비치해 입구에서부터 차별화된 멋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실내에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존', '에이치라운지', '에이치아뜰리에' 등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이 마련됐다. 전체 입점 가구매장 중 가장 고급스럽고 다양한 구성의 주방 인테리어를 전시한 매장이기도 하다.
까사미아는 삼성전자, 스타벅스 등 신세계·삼성 DNA를 묶은 협업 매장을 마련했다. 여러 기업과 협업한 탓인지 가구매장의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지만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스타일 따른 맞춤형 공간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특별한 점은 거실, 다이닝룸, 침실, 아이방 등 각 주거 공간 별로 어울리는 가구와 가전 제품을 함께 배치했다는 점이다. 모든 공간을 돌아본 뒤에는 매장 한편에 마련된 신혼상담관에서 종합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샘은 종합 홈 퍼니싱 용품들을 한데 묶은 구성이다. 리모델링은 물론 부엌, 욕실, 가구, 생활용품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매장의 동선이나 상품 전시는 '이케아의 축소판'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독특한 점은 집 전체 공간을 하나의 콘셉트로 꾸민 모델하우스를 선보였고, 집안을 미리 구성해볼 수 있는 VR 체험 시설을 마련했다는 정도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는 수입 프리미엄 가구들을 배치해 고급감을 한 껏 살렸다.
시몬스침대 ‘시몬스 갤러리’는 지하 1층과 2층 총 2개 매장으로 구성됐다. 입구에는 시몬스 침대의 역사, 독립스프링의 편안함과 내구성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구성해 플래그십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힘껏 강조한 느낌이다.
아쉬운 구성의 '에몬스' '금성침대' 매장
구성이 아쉬운 매장들도 종종 눈에 띈다. 에몬스, 금성침대 등 중소형 가구 매장들의 경우 매장 구성이 다소 진부한듯한 느낌이다. 까사미아, 현대리바트, 한샘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돋보이도록 매장을 한 껏 꾸몄고, 공간구성, 상품구성을 다양화했지만 이들은 기존의 ‘가구단지’ 스타일 매장 구성을 그대로 구현했다.
에몬스가구 매장은 좁지 않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구들을 한 데 모아 붙여 놓은 느낌이고, 금성침대 역시 여러 침대를 연이어 나열했다. 다양한 제품을 보이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자신들의 강점, 주력상품들의 우위 요소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자본의 차이인지 정체성이 모호하기 때문인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이런 구성이라면 굳이 복합매장에 입점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눈에 띄는 차별화 요소
인근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롯데아울렛' '이케아 기흥점'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매장의 주요 콘셉트를 '홈퍼니싱'과 '가족여가'로 잡았다는 점이다. 지하 3층에 위치한 볼베어 파크를 비롯해 곤충 및 파충류 체험관, 옥외 어린이 놀이시설, 대형 전자오락실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매장들을 담았다.
매장을 운영하는 STS개발도 이 점을 강조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매장 전반에 쉴 곳과 여가 시설이 마련됐고, 자녀가 있는 가족단위 고객들의 매장 이용율이 높다. 매장의 자판기에 비치된 '뽀로로' 음료는 꽤 이른 시간 내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가장 집중한 부분은 역시 홈퍼니싱 매장들이다. 하나의 건물에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각 브랜드들은 가장 자신있는 제품들을 한 데 모아 전시했다. 국대 대표 브랜드들의 보급형 제품과 고급 제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넓은 공간, 밝은 조명, 빡빡하게 구성되지 않은 가구 전시 공간 등 쇼핑 동선이나 제품 구성들도 충실하다.
다만 이케아 매장을 처음 본 뒤 느꼈던 '혁명'과 같은 신선한 충격은 와닿지 않는다. 백화점 매장과 가구단지 매장, 이케아 매장을 비슷하게 재현한 듯한 느낌이 강하다.
총평
리빙파워센터는 중저가 전략의 이케아, 종합쇼핑공간인 롯데아울렛 등 두 유통 공룡들에 맞서기 위한 방안으로 홈&리빙 전문몰로 콘셉트를 잡았다. 그간 없었던 콘셉트의 매장을 만들어 냈고, 국내 굴지의 가구 기업들이 이 자리에 입점하면서 콘셉트의 현실화는 성공한 모습이다. 각각의 매장에는 교육된 전문 상담원들이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고, 신혼부부, 홈 리모델링에 필요한 거의 모든 상품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인 쇼핑의 동선도 훌륭하고, 여러 고객을 접할 수 있는 아이템(펫 아이템 몰, 오락시설, 외식매장) 들도 충실히 마련됐다. 매장을 드나드는 출입구나 이동 공간도 넓어 여유롭고 한적한 쇼핑을 언제든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복합쇼핑몰이었다면 다소 좁았을 공간이지만 콘셉트를 차별화하면서 공간의 이점을 한 껏 살리는데 성공한 느낌이다.
다만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길 건너편에 위치한 이케아 기흥점이 오픈 전부터 인기몰이에 나섰고, 오픈 첫 날 인산인해를 이뤘던 것과 달리 리빙파워센터를 찾는 고객은 아직 많지 않다. 다소 한산한 매장은 쇼핑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겠지만, 이로써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아직은 매장을 찾는 고객보다 직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