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기흥) 김덕호 기자] "리빙을 한 방에!" "놀이를 한 곳에" 최근 오픈한 경기도 용인'리빙파워센터'의 캐치프레이즈다. 놀이공원이 '아이들의 놀이터', 가전 매장을 '철없는 어른'의 공간으로 본다면 이곳은 신혼부부, 가정주부들을 위한 로망센터로 볼 수 있을까?

기자는 8일 경기도 용인 기흥에 위치한 리빙파워센터를 찾았다. 지하 3층~지상 4층으로 구성된 이 쇼핑 공간에는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 홈퍼니싱 업체 19곳, 가전/인테리어 업체 10곳, 생활용품 매장 9곳, 엔터테인먼트 시설 15곳 등 다양한 생활용품 매장이 자리잡았다.

가구매장만 19곳…이케아와 같은 듯 다른 구성

가장 공들여 매장을 꾸민 브랜드는 현대리바트, 한샘, 까사미아 등 가구 '빅3'다. 보다 규모가 작은 국내업체 매장으로는 시몬스침대 매장이 독득한 구성을 갖췄다.

방문한 대부분의 매장들은 실제 가정 또는 사무실 공간을 구성했다. 이 속에 다양한 콘셉트 제품들을 전시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비슷하지만 '축소형 모델 가구'가 아닌 '실 사이즈 제품'이 전시됐다는 점이 다르다.

▲ 현대리바트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지하2층에 입점한 현대리바트 매장은 1100평 수준의 대규모 전시장이다. 리바트의 두 개 브랜드(리바트·리바트 키친)와 수입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의 두 개 브랜드(포터리반 키즈·웨스트 엘름)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매장 입구에 안락한 소파를 비치해 입구에서부터 차별화된 멋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실내에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존', '에이치라운지', '에이치아뜰리에' 등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이 마련됐다. 전체 입점 가구매장 중 가장 고급스럽고 다양한 구성의 주방 인테리어를 전시한 매장이기도 하다.

▲ 까사미아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까사미아는 삼성전자, 스타벅스 등 신세계·삼성 DNA를 묶은 협업 매장을 마련했다. 여러 기업과 협업한 탓인지 가구매장의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지만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스타일 따른 맞춤형 공간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특별한 점은 거실, 다이닝룸, 침실, 아이방 등 각 주거 공간 별로 어울리는 가구와 가전 제품을 함께 배치했다는 점이다. 모든 공간을 돌아본 뒤에는 매장 한편에 마련된 신혼상담관에서 종합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한샘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한샘은 종합 홈 퍼니싱 용품들을 한데 묶은 구성이다. 리모델링은 물론 부엌, 욕실, 가구, 생활용품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매장의 동선이나 상품 전시는 '이케아의 축소판'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독특한 점은 집 전체 공간을 하나의 콘셉트로 꾸민 모델하우스를 선보였고, 집안을 미리 구성해볼 수 있는 VR 체험 시설을 마련했다는 정도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는 수입 프리미엄 가구들을 배치해 고급감을 한 껏 살렸다.

▲ 시몬스침대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시몬스침대 ‘시몬스 갤러리’는 지하 1층과 2층 총 2개 매장으로 구성됐다. 입구에는 시몬스 침대의 역사, 독립스프링의 편안함과 내구성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구성해 플래그십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힘껏 강조한 느낌이다.

▲ 에몬스가구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아쉬운 구성의 '에몬스' '금성침대' 매장

구성이 아쉬운 매장들도 종종 눈에 띈다. 에몬스, 금성침대 등 중소형 가구 매장들의 경우 매장 구성이 다소 진부한듯한 느낌이다. 까사미아, 현대리바트, 한샘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돋보이도록 매장을 한 껏 꾸몄고, 공간구성, 상품구성을 다양화했지만 이들은 기존의 ‘가구단지’ 스타일 매장 구성을 그대로 구현했다.

에몬스가구 매장은 좁지 않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구들을 한 데 모아 붙여 놓은 느낌이고, 금성침대 역시 여러 침대를 연이어 나열했다. 다양한 제품을 보이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자신들의 강점, 주력상품들의 우위 요소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자본의 차이인지 정체성이 모호하기 때문인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이런 구성이라면 굳이 복합매장에 입점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 리빙파워센터에 마련된 다양한 여가 및 놀이시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눈에 띄는 차별화 요소

인근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롯데아울렛' '이케아 기흥점'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매장의 주요 콘셉트를 '홈퍼니싱'과 '가족여가'로 잡았다는 점이다. 지하 3층에 위치한 볼베어 파크를 비롯해 곤충 및 파충류 체험관, 옥외 어린이 놀이시설, 대형 전자오락실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매장들을 담았다.

매장을 운영하는 STS개발도 이 점을 강조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매장 전반에 쉴 곳과 여가 시설이 마련됐고, 자녀가 있는 가족단위 고객들의 매장 이용율이 높다. 매장의 자판기에 비치된 '뽀로로' 음료는 꽤 이른 시간 내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가장 집중한 부분은 역시 홈퍼니싱 매장들이다. 하나의 건물에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각 브랜드들은 가장 자신있는 제품들을 한 데 모아 전시했다. 국대 대표 브랜드들의 보급형 제품과 고급 제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넓은 공간, 밝은 조명, 빡빡하게 구성되지 않은 가구 전시 공간 등 쇼핑 동선이나 제품 구성들도 충실하다.

다만 이케아 매장을 처음 본 뒤 느꼈던 '혁명'과 같은 신선한 충격은 와닿지 않는다. 백화점 매장과 가구단지 매장, 이케아 매장을 비슷하게 재현한 듯한 느낌이 강하다.

▲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총평

리빙파워센터는 중저가 전략의 이케아, 종합쇼핑공간인 롯데아울렛 등 두 유통 공룡들에 맞서기 위한 방안으로 홈&리빙 전문몰로 콘셉트를 잡았다. 그간 없었던 콘셉트의 매장을 만들어 냈고, 국내 굴지의 가구 기업들이 이 자리에 입점하면서 콘셉트의 현실화는 성공한 모습이다. 각각의 매장에는 교육된 전문 상담원들이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고, 신혼부부, 홈 리모델링에 필요한 거의 모든 상품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인 쇼핑의 동선도 훌륭하고, 여러 고객을 접할 수 있는 아이템(펫 아이템 몰, 오락시설, 외식매장) 들도 충실히 마련됐다. 매장을 드나드는 출입구나 이동 공간도 넓어 여유롭고 한적한 쇼핑을 언제든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복합쇼핑몰이었다면 다소 좁았을 공간이지만 콘셉트를 차별화하면서 공간의 이점을 한 껏 살리는데 성공한 느낌이다.

다만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길 건너편에 위치한 이케아 기흥점이 오픈 전부터 인기몰이에 나섰고, 오픈 첫 날 인산인해를 이뤘던 것과 달리 리빙파워센터를 찾는 고객은 아직 많지 않다. 다소 한산한 매장은 쇼핑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겠지만, 이로써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아직은 매장을 찾는 고객보다 직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