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을지로4가역점. 출처=신세계푸드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를 앞세워 외식업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진 시장상황에서 신규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수익성 강화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0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첫 매장인 홍대점을 연지 9개월 만에 매장 30곳을 돌파했다. 지난 3일 일산 원마운트점(25호점)을 오픈한 이후 매주 1~2개씩 매장을 추가로 열면서 30호점을 달성한 것이다. 30호점은 서울 중구 을지로4가 을지트윈타워 1층에 위치한 을지로4가역점이다.

이는 최근 외식업계가 겪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행보다. 외식업은 전형적인 내수 업종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지출 폭도 함께 감소하기 마련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매장 내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반면 노브랜드 버거는 테이크아웃 또는 빠른 식사에 따른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 또한 아직까지는 비대면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소비문화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노브랜드버거 시그니처버거 세트. 출처=신세계푸드

특히 노브랜드 버거의 인기 비결은 뛰어난 맛과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 꼽힌다. 우선 햄버거 가격을 기존 브랜드 대비 대폭 낮췄다. 가격은 단품 1900~5300원, 세트(감자튀김, 음료 포함) 3900~6900원으로,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 버거의 경우 타 브랜드의 유사 메뉴에 비해 1000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그 인기는 하루 판매량으로도 알 수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노브랜드버거 주요 매장에서는 하루 1000개가 넘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지난 4월까지의 햄버거 누적 판매량은 170만개를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이는 기존의 버거 브랜드들의 매장 당 평균 판매량이 300~500개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는 SNS에서 ‘가성비 버거’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 각 지역별로 신규매장을 오픈 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향후 맛과 서비스의 품질을 더욱 높이고 동시에 지속적인 매장 확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의 이러한 행보는 자사의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주력 사업은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8월 론칭한 버거 브랜드 ‘버거플랜트’의 소비자 반응이 미비하자 리뉴얼 론칭해 노브랜드 사업으로 키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씨푸드 레스토랑 '보노보노' 김포한강점 매장 전경. 출처=신세계푸드

이외에도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8년 오픈한 다이닝 포차 ‘푸른밤살롱’ 운영을 정리하고, 자사의 한식뷔페 ‘올반’, 씨푸드 뷔페 ‘보노보노’도 일부 매장을 폐점했다. 현재 올반은 대구점을 폐점한 데 이어 킨텍스점도 문을 닫았고, 서울 마포에서 운영하던 시푸드 뷔페 ‘보노보노’ 마포점도 매장 임대기간 만료에 따라 추가 연장하지 않고 지난 3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폐점으로 ‘올반’은 센트럴시티점, 영등포점, 부산센텀점 등 3곳만 남게 됐다. ‘보노보노’도 마포점 폐점으로 삼성점, 김포한강점, 죽전점 등만 운영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가 다른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가성비 면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면서 “다른 외식업 매장들은 정리하고 노브랜드 버거에 집중하는 것만 봐도 정용진 부회장이 외식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