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화장품 등 소비주 1분기 실적 선방

한‧중 코로나 보복소비 수혜 전망

▲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코로나19가 뚜렷한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시장 투자자들은 소비 회복 관련 수혜주(株)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플로리다, 뉴저지, 조지아 등에 이어 미 최대주인 캘리포니아주도 의류 판매점, 서점, 꽃집 등 일부 소매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키로 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에서도 경제 재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다음 주부터 전국적 봉쇄령을 단계적으로 풀기로 했다.

한국도 3차에 걸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마치고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으로 전환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성공적인 방역 조치로 락다운(lock-down) 해제가 지연되는 국가들보다 빠르게 내수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다”며 “정부 정책 대응 또한 고용과 수요 개선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어 내수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비 회복 관련 업종을 투자하는데 있어 선별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개인 중심 수급 개선으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소비 관련 업체 중에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상승한 업체도 많다"며 "실절적인 펀더멘탈(기초체력) 회복 여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봉쇄완화 따른 소비 수혜주: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 출처=신한금융투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류 대장주 하이트진로의 주가(종가 기준)는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던 3월23일에 2만1700원까지 밀렸다가 5월7일 3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하이트진로가 오름세를 보이는 데는 코로나19 확산세 둔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데 따른 수혜 기대감이 작용했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기간에도 테라와 진로가 각각 월 200만상자, 100만상자 이상의 판매 호조를 이어가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냉동식품‧가정간편식(HMR)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외식업과 단체급식, 식자재유통업 등 기업간거래(B2B)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이달 들어 DB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이 CJ제일제당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업종 내 ‘톱 픽(top pick)’으로 선정했다. 기업‧소비자거래(B2C)와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이뤄진 데다 가공식품 부문에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가공식품의 경우 내수뿐 아니라 수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곡물가격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음식료와 내수 서비스 관련 부문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지만, 이미 2주 전부터 (주가가) 회복의 조짐을 보여왔다"며 "내수서비스에 대한 수혜로 보면 오는 11일 이후에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中 ‘보복적 소비’ 수혜주: 오리온, LG생활건강


하이트진로, CJ제일제당 외에도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오리온도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달 28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매일 오리온을 순매수했다.

오리온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간식 수요 증가로 반사 이익을 본데다, 중국 실적도 기대보다 좋게 나타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25.5%, 순이익은 41.8% 각각 증가했다.

노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이 오리온의 1분기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2월 중순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중국 스낵 시장이 8% 성장했으며, 오리온의 스낵과 파이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포인트, 2.1%포인트 상승했다.

노 연구원은 "중국에서 시작된 성장세는 2분기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3월까지 중국내 신제품 출시는 없었으나 4월부터는 신규제품 출시와 전통시장 채널 전용 소물량, 낱개 제품 판매가 개시돼 큰 폭의 성장률이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이처럼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LG생활건강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한국‧중국의 보복적 소비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복적 소비란 외부적 요인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급증하는 현상으로 일종의 '소비 요요'를 말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33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였던 2330억원을 대폭 웃돌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시장과 면세점 실적의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생활용품‧음식료 부문의 실적이 양호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