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틀째 소폭 내림세를 기록하며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 인도 선물 가격은 7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약 0.4달러 내려간 23.55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으며 브렌트유 7월물 가격도 29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장중에는 한때 10%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다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크게 올라가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찬사를 받기도 했으나, 이후 주춤하며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 초반에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에는 낙관론이 동력을 상실하며 시장에 과잉 공급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가 6월 인도분 아랍경질유의 공식판매가격(OSP) 할인율을 낮추며 수출가격을 배럴당 1.40달러 인상하는 한편 중국의 일평균 원유 수입량이 늘었다는 해관총서의 발표도 나왔으나, 산유국의 감산 의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국제유가를 다시 끌어내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의 정치적 불안도 영향을 미쳤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으로 경제가 붕괴된 이라크에서 OPEC의 감산 기조를 100%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산유국들이 예정대로 감산에 들어가고 있으나 OPEC 회원국 중 2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감산 정책에 제동이 걸리며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 나라가 이동제한령을 일부 완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과잉 가능성이 높은 것과, 최근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폭등한 것도 하락세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일종의 숨 고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