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1분기 관리재정수지가 2004년 이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세수는 갈수록 부족한 데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한 상태다. 이 상황에서 2차와 3차 추경까지 가면 적자는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1분기 통합재정수지(총 수입에서 총 지출을 뺀 금액)는 4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28조원이 늘어난 수치다.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각종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는 55조3000억원 적자다. 

3월 총수입은 41조8000억원, 전년동월대비 1조7000억원 감소했다. 1분기 누적 총수입은 119조5000억원, 전년동기대비 1조5000억원 감소했다. 국세수입은 감소폭이 달마다 커졌다. 1분기 누적 국세수입은 69조5000억원, 전년동기대비 8조5000억원 감소했다. 

법인세 수입은 13조4000억원, 전년동월대비 6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부진한 반도체 업황 등 법인실적 저하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기재부 관계자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지난해 102조원으로 2018년 162조원보다 37% 감소했다. 

장영규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세입예산 편성 당시 법인세를 7~8조원 정도 이미 감액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예상보다 길어져 세정 지원이 연장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 2분기 중 걷힐 예정이라 향후 세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조세분석과장은 "중간예납분과 4월에 발표될 연결 법인 실적도 변수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영향에 사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3개월 법인세 등 일부 납부세액을 이월조치했다. 3월 소득세 수입은 3조2000억원, 전년동월대비 2000억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 양도소득세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실적은 2019년 1월 15만7000건에서 2020년 1월 20만5000건이다. 31% 늘어났다. 

3월 세외수입은 1조9000억원, 1분기 8조600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1조4000억원이 늘었다. 기금수입은 3월 17조1000억원, 1분기 4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전년동기대비 5조6000억원 늘었지만, 국세수입이 줄어들어 총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한 11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등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해 3월까지 총 지출은 전년동기대비 26조5000억원이 증가한 16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추경과 함께 3차 추경안까지 편성되면서 재정수지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미자 기획재정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법인세 이연분 등은 2분기부터 들어올 예정이다. 1분기까지의 수치를 보고 올해 재정 건전성이 위태롭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