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BARDA 파트너십 체결 9월 임상 목표

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 국산 백신 개발 박차

▲ 혁신신약 개발전문 바이오기업 제넥신이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DNA백신 'GX-19'의 중화항체 생성 효능을 확인했다. 제넥신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출처=제넥신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전 세계 각국 정부가 백신 및 치료제, 진단법 개발을 위해 힘을 모았다. 또 글로벌 각 제약사는 전 세계 곳곳에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합종연횡하고 있다. 화이자는 이미 미국과 독일에서 백신을 인체에 투여하는 임상을 시작했다. 존슨앤드존슨(J&J)는 미국내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백신 개발에 투자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 기관과 협력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제넥신은 바이오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갖춰 동물실험에서 백신의 효과를 확인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는 결국 백신이 개발된 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 글로벌 곳곳서 협력 강화

업계 전문가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2년 동안 유행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인구집단의 면역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재유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부처간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이므로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 맞춰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고 풀이된다.

전 세계 국가 중 약 30여개 국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국제적 대응 약속 온라인 회의를 통해 백신 및 치료제, 진단법 개발을 위해 74억유로(약 9조9148억원)을 내놓기로 정했다. 이날 회의는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노르웨이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일본이 공동으로 주최한 모금행사다.

모금액은 국제 민간공동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주로 국제 보건 기구를 통해 진단법,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고 배포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목표액 중에서 40억유로는 백신 개발, 20억유로는 치료제, 15억유로가량는 진단 부문에 활용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독일계 바이오텍인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코로나19 대상 ‘mRNA 백신’ 1/2상을 독일과 미국에서 시작했다. 바이오엔텍은 체내 면역원성을 유도하거나, 표적 세포내에서 mRNA일부를 복제해 소량의 약물로 효과적인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등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mRNA 백신 후보물질 4개를 개발했다.

바이오엔텍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후보물질 4개중 2개는 스파이크 단백질(larger spike protein) 서열을, 2개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최적화된 RBD(receptor binding domain)를 사용해 개발했다. RBD기반 후보물질은 스파이크 단백질 일부를 포함하고 있어, 바이러스를 비활성화 시키는 항체를 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이 같은 백신 개발 진행은 약 4개월만에 인체 투여에 이른 것으로 상당히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개 백신 개발은 평균 10년이 소요된다”면서 “각 제약사가 유례없는 사안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을 가속화하고 일종의 ‘올인’을 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 J&J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J&J는 이르면 올해 9월 임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기업은 백신 개발을 위해 미국 보건복지부생명의학연구개발국(BARDA)과 파트너십을 맺고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9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임상이 순항할 시 2021년 초에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신속 승인을 받아 백신을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 각각 코로나19 백신 개발 박차

SK케미칼의 자회사인 백신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은 각각 정부와 협력하거나 제약바이오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항원을 여러 형태의 단백질 배양과 정제 플랫폼을 거쳐 백신 후보물질로 확보했다. 동물 효력시험 단계에 돌입한 상태로 효력이 확인되면 곧바로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비임상 완료 후 빠르면 오는 9월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에 앞서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 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원 아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제작에 필요한 항원부위 선별 및 유전자 합성, 다양한 후보물질 제작·생산·확보, 면역원성 평가분석법 개발, 동물에서 후보물질 효능평가 등의 연구개발(R&D)을 수행할 예정이다.

제넥신은 바이넥스, 국제백신연구소,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이 참여하는 코로나19 예방 DNA백신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GX-19’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GX-19는 영장류(원숭이) 실험을 진행 중으로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중화항체를 생성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컨소시엄은 이달 내 임상시험계획(IND)를 포함한 신청 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GX-19 투여 후 체내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즉 중화능을 나타내는 항체가 생성됐다”면서 “이는 백신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