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개관한 포스코의 ‘더샵갤러리’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포스코가 주력제품인 자동차강판에 이어 건축용 철강재를 차세대 핵심제품으로 육성한다. 또한 고품질의 철강재를 건설산업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강건재 시장 고도화를 추진한다. 철강업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기속 기회를 찾아나선 것이다. 

7일 서울 강남구 더샵갤러리에서 정탁 포스코 마케팅본부장은 “안전과 친환경을 요구하는 미래 건설시장 트렌드에 맞는 프리미엄 강건제 제품을 만드는데 그룹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고객사인 강소 제작사, 시공사들과 함께 건설 시장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건설업 변화, 철강 우호 환경 조성… 그룹사 역량 총동원해 미래먹거리 육성

강건재는 빌딩, 주택과 같은 건축물이나 도로나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사용하는 철강제품을 말한다. 

포스코가 강건재를 미래먹거리로 선정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철강재 최대 수요시장인 건설산업의 시장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환경변화로 철강 우호적인 기회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포스코에 따르면 건설업은 성장정체 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연 150조원 이상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매년 50만호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로 인한 리모델링 신규 수요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가운데 석재의 라돈 문제, 콘크리트 폐기물 및 환경파괴 문제 등으로 친환경 소재 요구 가 증가하고 있으며 개성 중시로 인해 프리미엄 제품을 활용한 고급주택의 수요도 늘고 있다.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철강 통상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안정적 내수기반으로서 건설시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 ‘더샵갤러리’ 내부에 전시된 포스코의 강건재 제품들. 철강제품처럼 보이지 않는 화려한 무늬가 돋보인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강건재 통합 브랜드인 ‘이노빌트(INNOVLT)’를 론칭하고, 강건재 시장에서의 철강 프리미엄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향후 그룹사별로 강건재 사업분야를 특화, 협업을 통해 강건재 사업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포스코A&C는 건축의 기획, 디자인, 시공, 감리 및 사후관리까지 건축의 일련과정에 대해 종합수행하고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신사업을 개발해 새로운 건축 패러다임을 이끌어 나간다. 포스코건설은 강건재 제품이 적용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해 안정성과 기술력이 우수한 포스코 강건재를 적용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종합건설자재회사로서 전문 시공사업을 확대하고, 포스코강판은 포스아트(PosART) 등 철강 내외장재 시공사업에 특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강건재 공급사슬을 강건화 하기 위해 중소 규모의 제작사·시공사를 강소기업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우수한 기술력과 높은 성장성을 갖춘 강건재 제작사·시공사를 발굴해 포스코그룹 강건재사업에 참여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강건재 아카데미 운영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일례로 포스코는 강건재 시장에서 고객사들과 제품 공동개발 등을 추진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건설자재 제작회사인 NI스틸의 스틸커튼월은 포스코와 고객사가 함께 개발한 제품으로 대표적 상생 사례이다.

최근 고급 건물의 외벽으로 많이 사용되는 커튼월은 기존에 알루미늄으로 주로 제작이 되었으나 포스코는 NI스틸과 함께 ‘녹슬 걱정이 없는 철’인 포스맥(PosMAC)을 활용하여 스틸커튼월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기존 알루미늄 커튼월에 비해 내진성능은 30% 이상 향상된 반면 제작원가는 14% 가량 절감이 가능해 강건재 시장에서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이 포스코는 강건재 시장에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더욱 강화하고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강건재 사업을 고도화해나갈 방침이다

▲ ‘더샵갤러리’ 3층에 마련된 오브제. 포스코의 강건재로 만들어졌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포스코, 철강 기술력 집대성한 ‘더샵갤러리’

이날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개관한 ‘더샵갤러리’를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공간은 고급 강건재와 건축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상 3층 연면적 4966㎡(약 1500평) 규모로, 건물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건축용 철강재 종합전시관인 동시에 포스코그룹의 철강·IT·건설 기술을 담았다. 

홍보관의 건축설계는 포스코A&C, 내외부 주요 마감재는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이, 스마트홈 IoT 시스템과 인테리어공사는 포스코ICT와 포스코O&M이 각각 담당했다. 또한 건설과정에서 내외장재를 제작하는 중소 건설시공사 5개사를 발굴해 참여시킴으로써 중소기업과의 상생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 포스코 관계자가 강건재 제품인 ‘스틸커튼월’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더샵갤러리에는 포스코 WTP(World Top Premium) 제품과 이노빌트 제품 등 총 760톤의 프리미엄 철강재가 사용됐다. 건물 외부에는 녹슬 걱정이 없는 특수 철강재인 포스맥(PosMAC)과 도산공원 숲을 은은하게 투영하는 반짝이지 않는 고급 스테인리스가 적용됐으며, 내부 벽체에는 철강위에 잉크젯 프린트로 인쇄해 나무와 대리석 질감을 동일하게 구현한 포스코강판의 포스아트(PosART)를, 천장에는 차세대 도금강판(PosPVD)을 사각 형태의 나뭇잎으로 형상화해 내부를 감각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1층 로비의 미디어테이블에는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파크원’, ’포스코타워 송도’등의 모형이 마련돼있다. 이를 미디어테이블위에 올려놓으면 해당 건물에 사용된 이노빌트 등 철강제품의 상세정보를 영상자료로 보여준다. 또한, 미디어테이블 옆에는 고성능 가드레일, 스틸커튼월, 파형강판구조물 등 6개의 이노빌트 제품이 전시, 살펴볼 수 있게 돼있다.

1층 AIQTec관에서는 스마트컨스트럭션,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데 적합한 소재인 이노빌트 등 프리미엄 철강재의 경쟁력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건물 2층과 3층은 포스코건설의 분양관과 모델하우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 ‘더샵갤러리’ 1층 로비에 마련된 미디어테이블. 모형을 올려 놓으면 해당 건물에 사용된 이노빌트 등 철강제품의 상세정보를 영상자료로 보여준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포스코그룹은 더샵갤러리에서 건설사, 설계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 설명회를 개최해 강건재 비즈니스 확대의 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학계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교류회 등을 열어 최신 강건재 기술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이에 더해 더샵갤러리를 이노빌트 제품 전시장으로 제공하여 이노빌트 제품 생산 회사와의 공동 마케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김상균 포스코 강건재 마케팅 실장은 “현재 국내에 400만톤가량 판매하는 강건재를 2030년 국내외 대상 1400만톤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노빌트 외에도 친환경 자동차 등을 포함해서 다른 브랜드도 런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탁 포스코 마케팅본부장은 “강건재 사업 해보겠다 마음먹은 이상 시장점유율 50%가 목표”라며 “건설산업이 내수중심 산업인 만큼 내수에 집중하고 이후 해외 진출이라던가 차후 고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