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삼성증권이 미국 렌터카 2위 업체인 허츠(Hertz)의 파산보호준비로 인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렌터카 업체인 허츠의 지주사인 허츠글로벌홀딩스가 부채 160억달러에 대한 파산보호신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5일 허츠의 주가는 16%가 하락했다. 올해 연초 대비 85%가 내려갔다.

최근 렌털카 업계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영업이 중단된데 이어 광범위한 경기둔화로 고통을 받고 있다. 또한 핵심 자산인 중고차 가격 폭락으로 기업 가치마저 추락하는 심각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

허츠는 지난주 임대료를 내지 못했고, 납부 유예기간이 4일로 끝남에 따라 납부 강제집행을 막고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렌터카 업체의 주요자산은 보유차량”이라면서 “3월 말 이후 이동제한 및 완성차업체의 할인경쟁으로 중고차 가치 급락해 자산가치 하락으로 유동성확보가 어려워졌고 4월부터 리스차량의 리스료 연체가 시작됐으나 렌터카 업체는 정부의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허츠의 보유 차량 대수는 약 57만대다.

▲ 출처=삼성증권

1918년 설립된 허츠는 전 세계 1만2400곳의 지점 운영 중인 글로벌 업체이지만 미국시장에서 우버, 리프트 등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2017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 98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적자를 봤다.

최근 허츠와 경쟁사인 에이비스버짓 그룹 또한 경졍진 급여 삭감과 임시 해고, 감원에 나서는 등 위기 돌파를 위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허츠는 지난달 북미 지역에서 약 1만명을 해고했고, 에이비스는 지난 4일 4억달러를 대출하려 한다고 발표했다.

임 연구원은 음식배달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우버와 달리 렌터카 업체가 먼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우버 CEO는 3월 컨퍼런스콜에서 변동비가 높은 사업구조로 공유위축에도 적자확대 가능성이 낮고, 연말까지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금융기관이 렌터카보다 공유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의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임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 렌터카, 법인차량 등 대량 판매 수요는 약 20%로 연간 300만~400만대에 달한다”면서 “렌터카업체의 파산 가능성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대량 판매(Fleet) 수요의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렌터카업체의 단기간 중고차 매각 증가 등으로 중고차 가치가 하락하면 자동차업체의 금융 부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도 3월말부터 60~84개월 무이자할부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산업수요 감소보다 판매가 아웃퍼폼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현대차는 지난 1분기에 이어 금융부분 충당금이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