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한도가 50%까지 늘어나면서 "한시름 놨다"는 업계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저금리·저출산·저성장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6일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해외투자 한도가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한시름 놨다는 분위기"라며 "일단 규제 완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해외투자 한도에 근접하지 않은 보험사들에게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험사 해외투자를 30%에서 50%까지 늘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 외환 자산 투자 한도가 일반계정 30%, 특별계정 20% 이내로 제한 돼 있었다.

저금리·저출산·저성장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보험사들은 해외자산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특히 최근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해외투자 한도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이는 고금리 시대에 판매한 상품의 평균 금리를 못 따라가는 자산운용이익률로 보험사들의 이차역마진 확대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 시대였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생보사는 6~8%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공격적으로 대거 팔았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19년 3/4분기까지 생보사 운용자산 수익률은 5.6%에서 3.5%로 하락했고, 금리 하락세가 지속돼 최근 4년간 3%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생보업계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금리 리스크에 대응하고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투자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국내 장기채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 장기채권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운용자산 대비 외화유가증권의 비율(일반계정 기준)이 20%를 상회하는 보험회사는 한화생명(29.3%), 푸본현대생명(26.2%), 처브라이프생명(24.9%), 교보생명(22.7%), 동양생명(22.4%), 농협생명(21.4%) 등 6곳에 달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보험사의 해외증권 투자 비중이 2008년 17% 수준에서 2018년 30%로 늘어났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을 제외하면 2008~2018년 해외증권 수익률이 대체로 국내채권 수익률을 상회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해외투자 한도가 확대됐다고 당장 나서서 해외투자를 늘리는 보험사는 없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환경에 따라 국내 시장이 해외시장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며 "다만, 여러 투자처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보험사에게 숨통을 틔어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