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큰 선진국 시장에서는 그 판매가 둔화되고 있지만, 전기 오토바이는 향후 10년 이내에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수 억대가 팔리면서 세계 도로를 점령하는 최대의 교통 수단이 될 것이다.     출처= Economic Tim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저렴한 가격의 오토바이와 스쿠터가 향후 10년 이내에 세계 도로를 점령하는 최대의 교통 수단이 될 것이며, 그 붐은 전기 오토바이가 이끌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가장 큰 선진국 시장에서 그 판매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 오토바이는 전혀 다른 곳에서 전성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인도 뉴델리 싱크탱크 에너지자원연구소(Energy and Resources Institute)는 향후 10년 이내에 수억 대의 전기 오토바이가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오토바이 시장에서도 아직은 여전히 가솔린 오토바이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의 NIU 테크놀로지스(NIU Technologies)와 인도의 히어로 전기차(Hero Electric Vehicles) 같은 회사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뢰할 수 있는 전기 오토바이와 스쿠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업계의 테슬라가 되려는 스타트업들은 날렵하게 생긴 첨단 디자인의 전기 모델을 200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과 해당 제조업체 경영진들은, 일단 전기 오토바이의 붐이 일어나면 전기 오토바이를 선호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것이며, 이들이 나중에 더 성장해 여유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자동차도 전기차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파리에 있는 에너지 감시단체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전기 오토바이는 이미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IEA에 따르면, 도로 위의 전기 이륜차와 삼륜차는 데이터가 집계된 가장 최근 해인 2018년에 이미 모든 전기차를 합친 것보다 오염 배출을 더 많이 줄였다.

IEA의 마린 고너 애널리스트는 "전기 이동성은 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2륜과 3륜차가 자동차보다 더 빨리 전기화되어 수송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방갈로르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라그하브 스리니바산은 지난해 타고다니던 가솔린 차를 버리고 인도의 스타트업 애더 에너지(Ather Energy)가 만든 전기 스쿠터로 바꿨다.

"거창하게 환경적 측면에서 전기 스쿠터로 바꾼 것은 아닙니다. 환경과 관계 없이 스타일링과 성능면에서도 전기 스쿠터가 이전에 타던 가솔린 차보다 훨씬 낫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교통과 에너지 산업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세계적인 침체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면서 수요를 억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 자동차로의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업계 임원들은 전망한다. 사람들은 늘 북적대는 대중 교통에 대한 대안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 수요가 급증할 수도 있다.

중국은 이미 가솔린 오토바이 업체에는 여러 제한을 가하는 한편, 전기 오토바이 제조업체에게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컨설팅 회사 세그먼트 와이 오토모티브 인텔리전스(Segment Y Automotive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에서 150만 대 이상의 전기 오토바이가 판매됐다. 전기자동차는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 미만에 불과하지만, 전기 오토바이는 전체 오토바이와 스쿠터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 히어로 전기차(Hero Electric Vehicles)는 교통체증 속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눈에 띄게 만드는 아이디어 차원으로 녹색 헬멧을 함께 제공한다. 거기에는 ‘우리는 녹색 전사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출처= Hero Electric Vehicles

연간 판매 대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오토바이 시장인 인도도 중국에 이어 최대 관심 지역이다. 인도에서는 애더 같은 스타트업, 바자즈 자동차(Bajaj Auto) 같은 기존 이륜 및 삼륜차 기업, 혼다 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인도의 오토바이 전기화를 이끌고 있고, 정부도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을 통해 전기 오토바이 제조업체들을 돕고 있다.

전기 오토바이 가격과 가솔린 오토바이의 가격 차이가 20% 이내로 좁혀진 것은 배터리 가격이 그 만큼 낮아졌기 때문이다. 인도 최대 전기 오토바이 브랜드인 히어로 전기차(Hero Electric Vehicles)의 나빈 문잘 전무는 나빈 문잘 전무는, 3년 사용을 기준으로 연료비를 고려하면 자사의 중거리 전기 스쿠터가 가솔린 오토바이보다 19% 더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인도에서 가솔린 자동차를 줄이는 것은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단축시킬 만큼 세계 최악의 대기 질에 시달리는 인도에서 공중 보건의 최우선 순위다.

에너지자원연구소(Energy and Resources Institute)는 인도에서 1억 5000만대 이상의 2륜차와 3륜차가 인도 거리를 누비고 다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연간 2000만대의 오토바이가 판매되고 있는데 이 중 전기 오토바이는 2% 미만에 불과하다.

인도 정부는 향후 10년 안에 신규 차량의 30%가 전기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오토바이의 목표는 이보다 훨씬 더 높다고 말한다. IEA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오토바이의 90%가 전기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 전문 컨설턴트인 디페시 라토어는 "인도의 떠오르는 전기 오토바이 산업은 비슷한 환경의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들의 저렴하고 튼튼하며 환경 친화적인 오토바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더에너지가 만든 스쿠터는 인도의 주행 조건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안정성을 위해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했고, 혼잡한 도로를 비집고 다니고 울퉁불퉁한 험한 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릴 때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배선을 한데 모아 묶었다. 또 큰 시장에 충전소도 설치했고 고객 가정과 사무실에 간이 충전소를 준비했다. 또 열쇠 없는 시동 장치와 평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쿠터의 가격을 1600달러(200만원)까지 낮췄다.

히어로 전기차는 장마철에 합선을 예방하기 위해 대부분의 배선과 전기 부품들을 차체 상단에 위치시켰다. 탈착식 배터리는 110도의 열을 견딜 수 있다. 회사는 또 교통체증 속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눈에 띄게 만드는 아이디어도 냈다. 바로 녹색 헬멧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객들에게 녹색 헬멧을 주는 이유는 '나는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다, 나는 녹색 전사다'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