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IT물류플랫폼 기업 에프에스에스(FSS)가 온라인 판매자들의 물류 업무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자동 주문연동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4일 발표했다. 위킵, 신상마켓, 두손컴퍼니 등 물류 스타트업에 이어 FSS도 네이버 풀필먼트 전략에 전격 참여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FSS는 자사의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정보를 자체 개발한 FMS(Fulfillment Management System)에 자동으로 연동하는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FSS의 존재감은 업계에 이미 정평이 난 상태다. 작년 6월 국내 최초로 One-Stop 온라인 물류플랫폼을 오픈했으며 ,지난 3월 중순 네이버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6월에는 업계 최초로 영남지역에 6번째 센터를 오픈하며, 카페24, 신세계아이앤씨, 아임웹 등 여러 플랫폼들과의 추가 서비스도 준비 중에 있다.

김창배 FSS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스마트스토어 자동 주문연동 서비스의 본격 오픈을 통해, 주문내역을 엑셀로 작성하고 별도로 송장번호를 등록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며,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물류업무에서 벗어나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지원해 판매자들의 매출이 향상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FSS는 전체 인력의 절반이 개발진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추가 서비스 오픈을 통해 고객들의 매출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출처=FSS

FSS가 네이버 풀필먼트 전략에 참여하며, 이커머스 네이버의 전략도 더욱 선명해지는 분위기다. 크게 두 가지 측면이다. 먼저 네이버의 이커머스 전략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장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비대면 라이브 커머스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 선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광고 매출은 1분기 14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2% 감소했으나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쇼핑 관련 매출의 견고한 성장에 힘입어 7497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12.0%, 전분기 대비 0.4% 증가한 바 있다. 포스트 코로나19의 대비, 나아가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이 시작되며 네이버의 새로운 먹거리가 두각을 보이는 순간이다.

네이버의 포스트 코로나19 대비, 비대면 트렌드 확산 대응의 큰 줄기는 이커머스로 수렴된다. 그리고 네이버는 이 영역에서 파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전형적인 관문 로드맵에서 벗어나 스마트스토어 등을 출시하며 필드를 뛰는 플레이어로 변신하는 한편 지난해 모바일 홈화면 개편을 통해서도 이커머스 전략을 적극 가동하고 인플루언서까지 아우르는 셀럽 마케팅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이커머스의 모든 형태, 즉 일반적인 오픈마켓부터 SNS를 기반으로 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나아가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주력인 미디어 커머스까지 아우르는 파괴적인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배송이다. 네이버는 자체 배송망이 없기 때문에 새벽배송, 당일배송, 익일배송으로 치열해지는 물류 플랫폼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라스트 마일을 강조하는 최근의 이커머스 트렌드를 고려하면 심각한 약점이다.

네이버는 이 문제를 CJ대한통운과의 협력으로 풀어가기 시작했다. 당장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하면 기존보다 훨씬 늦은 밤 12시까지 주문해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특히 CJ대한통운은 허브터미널 외에도 전국 170여개의 지역 터미널까지 자동화를 완료, 택배 전 과정 자동분류를 구현해 택배기사의 배송출발이 이르면 오전 10시 정도로 빠르다. 네이버 이커머스의 마지막 퍼즐인 배송 경쟁력이 채워지는 순간이다. 네이버는 이 대목에서 FSS를 포함해 풀필먼트 역량을 강화하는 셈이다.

강력한 검색 인프라, 방대한 상품을 갖춘 플랫폼, 여기에 탄탄한 배송 경쟁력을 가진 네이버가 한국의 아마존에 성큼 다가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이커머스를 넘어 클라우드와 콘텐츠 및 인공지능,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동시에 가동하며 아마존 가두리 생태계를 창조했으며, 네이버도 배송 경쟁력을 보완하는 이커머스 경쟁력에 클라우드와 콘텐츠 및 인공지능,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편 그 연장선에서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은 상태에서 특유의 '연결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영역에서는 사실상 필드를 뛰는 플레이어를 자임하면서도, 배송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풀필먼트 전략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위킵, 신상마켓, 두손컴퍼니에 이어 FSS와의 협력은, 네이버의 풀필먼트가 '선과 선을 연결하는' 네이버 특유의 플랫폼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네이버의 오랜 DNA기도 하다. 실제로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를 통해 A-시티라는 스마트시티 로드맵을 전개하는 한편 지형지물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데이터화 시키는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기본적인 플랫폼의 역할만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네이버 풀필먼트에도 재연되고 있으며, 특유의 플랫폼 로드맵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