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신용등급(외화표시 장기 국채)을 'A1'로 유지하면서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전망 하향과 관련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촉발된 국제 석유 시장의 수요와 유가가 급락한 심각한 충격 탓에 사우디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Fitch)가 매긴 사우디의 국가 신용등급은 각각 'A-'와 'A'로 무디스의 등급이 이들 회사보다 1∼2단계 높다.

무디스는 사우디의 재정 적자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5%에서 올해는 12%, 내년에 8%로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또 GDP에 대한 정부 부채 비율도 지난해 말 23%에서 내년 말 38%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29일 사우디 재무부는 올해 1분기 정부 재정수입이 유가 폭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 감소한 1921억 리얄(약 62조2천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사우디 정부의 재정 지출은 2262억리얄(약 73조3천억원)을 기록해 341억리얄(약 11조1천억원)의 재정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사우디 정부 재정의 67%를 차지한 석유 부문 수입은 1288억 리얄(약 41조7천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24% 낮아졌다. 비(非)석유 부문 수입도 지난해 1분기보다 17% 떨어졌다고 사우디 재무부는 설명했다.

3월 한 달 사우디의 외화보유고는 270억달러(약 33조원) 줄어 4640억달러(약 565조원)로 추산됐다. 이는 2011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