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는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를 놓고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29일(현지시간) 렘데시비르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경우 회복 기간이 31%가량 더 빨라진다는 임상시험 예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의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렘데시비르가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코로나19 치료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렘데시비르가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는 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다. 31% 빠른 회복으로 치료의 표준을 운운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NAID는 지난 2월부터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램데시비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들은 렘데시비르를 복용한 이후 회복까지 평균 11일이 걸렸다. 대조군인 위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평균 15일 이후 회복됐다. 렘데시비르를 복용했을 때 회복 기간이 4일가량 빠른 셈이다.

그러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NIAID 임상시험에서 램데시비르를 복용한 환자 집단의 사망률을 8%, 위약을 복용한 환자 집단의 사망률은 11.6%로 큰 차이가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셸 배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치명률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동료 심사 과정도 거치지 않은 논문을 두고 ‘치료의 표준’ 언급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스티븐 니센 미국 클리브랜드 병원 교수는 뉴욕타임스에서 “약의 이점을 말하기 위해서는 해로운 면(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살펴볼 데이터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를 개발 중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여전히 이 약물의 치료 효과가 탁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중증 코로나19 환자 3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5일간 투여한 환자(200명) 중 64.5%(129명), 10일간 투여한 환자(197명) 중 53.8%(106명)가 치료 시작 후 14일만에 임상적 회복 효과를 보였다.

렘데시비르를 놓고 엇갈리는 평가가 잇따르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렘데시비르 치료 효과를 자신의 재선을 위한 흥행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와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며 "FDA가 빨리 승인을 하길 바란다"고 치켜세웠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증시도 상승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로 인해 전일 시장에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지속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