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 미래에 우리는 코로나 위기로 세계가 위험에 빠졌을 때 AI는 인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과 싸우는 것을 도왔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출처= CryptoN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에서 의사들은, CT 촬영으로 코로나 19의 징후를 포착하기 위해 화웨이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인공지능 도구를 이용한다.

중국의 또 다른 거대 기술기업 바이두(Baidu)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생물학적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고안해 백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제공했다.

이스라엘에서는 타이토케어(Tyto Care)라는 회사가 AI를 이용해, 집에서 원격으로 의사에게 임상 데이터를 보내고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 전역에 배치된 온도 검사 시스템에도, 모스크바의 안면인식 소프트웨어에 연결된 CCTV 카메라에도, 그리고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지역 봉쇄를 강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생체 인식 시스템에도 AI가 그 배후에 있다.

비영리 산업단체 홍콩 컴퓨터 과학협회의 AI 고문이자 홍콩 시티대학교 교수인 앤디 천은 "감염 선별과 진단에서부터 확산 방지와 약물 개발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와 싸우는 모든 전선에서 AI가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은 기술산업에 엄청난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규제당국이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AI에 대한 규제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AI의 혁신이 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AI 도구의 빠른 도입은, 더 큰 사회적 선을 명분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그러나 정확성, 편견, 차별, 안전성, 프라이버시 등 AI에 대한 중요한 의문들 또한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열이 나는 사람을 식별하고 그들의 얼굴을 인식하는 등의 원격 생체인식 기술은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전부터 안면 인식은 사생활 보호와 시민 자유 옹호자들의 표적이 되어 왔다. 그들은 안전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이 소프트웨어를 금지하거나 유예시켜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해 왔다.

피부색이 짙은 사람과 여성은 특히 잘못 식별하기 쉽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의 최근 글로벌 소프트웨어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안면인식 기술은 백인의 이미지에 비해 아시아인과 흑인의 얼굴을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100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에 대한 규제 시도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싱가포르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AI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안을 내놓았고 유럽연합(EU)도 조만간 관련 법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EU는 기존 개인정보 보호규정에 따라 안면 인식과 같은 소프트웨어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을 원격으로 식별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그 사용 한계를 명확히 정의할 계획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생체 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시민들이 정부의 이동 제한 명령을 준수하는지를 정부가 광범위하게 감시하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에서는 당국이 통신사로부터 데이터를 소싱하고, 민간 기업에 모든 시민의 여행 패턴을 추적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유럽에서는 정부의 지역 봉쇄령을 모니터하기 위해 통신사업자들이 익명화된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를 정부에 제공하고 있다. 또 코로나 감염자가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기 위한 자발적인 앱을 추진하는 나라들도 있다.

유럽은 중국과 달리 기업이나 단체가 사람들의 데이터를 취급하는 것에 관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엄격하지만, 특별한 상황에서 정부는 동의 없이 시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긴급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기업들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생체 인식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제조기 생산업체인 ASML 홀딩(ASML Holding)은 적외선 열 카메라를 벨트호번(Veldhoven)에 있는 본사의 반도체 제조기용 대형 장비를 조립하는 위생실 입구에 적외선 열 카메라를 설치했다. 폴란드의 프래그마소프트(Pragmasoft)는 원격 열 감지 솔루션 피버가드(Feverguard)를 재빠르게 출시해, 미국과 세르비아의 잠재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Netanya)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모펀드 회사 아우어크라운드(OurCrowd)의 존 메드베드 최고경영자(CEO)는 "AI 개발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그들의 기술이 인류에게 좋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에 AI는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현실에 직면해 그것을 이해하고 맞서 싸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먼 미래에 우리는 지금 이 때를 회고하면서, 코로나 위기로 인해 세계가 위험에 빠졌을 때 AI는 인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과 싸우는 것을 도왔다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