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형 인간 또는 저녁형 인간을 규정하는 독특한 순환형 리듬을 과학적으로 주기성 인자(chronotype)라고 한다. 주기성 인자는 본질적으로 무엇이 좋고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서로 다른 것뿐이다.    출처= Odysse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당신의 동료는 아침 10시 경야 천천히 나타나 커피포트로 향한다. 그는 비록 말로 표현하지는 않을지라도, 그의 머그잔에는 "커피 다 마실 때까지 내게 말 걸지 마”라고 쓰여 있다.

아침형 인간인 당신은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당신은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이미 한창 일하고 있는 데 말이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오후 5시다. 당신의 뇌는 거의 지친 상태인데 당신의 동료는 지금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이 아침형 인간인 당신과 저녁형 인간인 당신 동료와의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에너지 수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아침과 저녁의 ‘중간 에너지’ 사이클을 지닌 대다수 사람들보다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심각하게 경험한다.

우리를 아침형 인간이나 저녁형 인간으로 만드는 독특한 순환형 리듬에 대한 과학적 용어가 주기성 인자(chronotype)라는 말이다.

<완벽한 타이밍의 과학적인 비밀>(When: The Scientific Secrets of Perfect Timing)의 저자인 다니엘 H. 핑크 사람들이 활기를 느끼는 시간대에 따라 ‘종달새형’ ‘제3 조류형’ ‘올빼미’의 세 종류로 분류한다.

만약 당신이 극단적으로 확실한 아침형 인간이나 확실한 저녁형 인간이라면 당신은 당신의 주기성 인자를 명확히 알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확신할 수 없다면, ‘아침형 인간·저녁형 인간 자동확인 설문지’(Automated Morningness-Eveningness Questionnaire)가 당신이 어떤 형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어떤 형 인간이든 다음 4가지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라.  

ㆍ주기성 인자는 당신의 수면-기상 주기, 체온, 밤에 잠을 자게 해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과 아침에 일어나서 몸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분비 정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ㆍ이런 경향은 우리가 선택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며, 나이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생물학적인 현상이다.

ㆍ따라서 주기성 인자는 본질적으로 무엇이 좋고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서로 다른 것뿐이다.

ㆍ당신이 어느 형이든 당신의 주기성 인자를 존중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이 주기성 인자가 다른 동료들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NYT)가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했다.

기본 원칙에 합의한다

아침형이든 저녁형이든 모든 활동은 특정 시간에는 끝내야 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유연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동료가 강한 야행성이라면, 오전 10시 이후에 회의 일정을 잡는 것에 합의할 수도 있다. 혹은 동료가 새벽 종달새라면, 특히 복잡한 업무를 의논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오후 3시 이전에 회의를 하자고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간형 사람들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사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이 어느 시간 대에 최고의 정신 에너지를 갖게 되는지를 상호 이해함으로써, 상대방이나 당신이 멍하거나 지쳐서 짜증을 내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당신은 또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기본 규칙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말로 긴급한 문제에 대해 문자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특정 시간 전후로 정할 수 있다. 서로 합의한 특정 시간 범위를 벗어난 경우는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야행성 동료들에게 수 십 건의 문자를 보내 잠자고 있는 그들을 깨우지 않아도 될 것이고, 일을 빨리 마무리하려고 하는 종달새형 동료들이 짜증을 내는 일이 없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의사소통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다음 영업일까지 기다릴 수 있고, 상대방이 에너지가 활달한 시간에 이야기를 한다면 결과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

▲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은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에너지 수준을 가지고 있다.    출처= Seven Minerals

당신이 어떤 유형인지를 스스럼없이 소통하라

다른 주기성 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다른 시간 대에 에너지와 열정이 솟구치기 때문에, 당신이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 한, 사람들은 당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기본 원칙을 설정해 놓으면 여러가지로 도움이 된다. 당신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마자 숨도 돌리기 전에 원기 왕성한 동료가 당신에게 접근한다면, 그들을 어이없다는 듯 노려보지 말고 이렇게 말해보라.

"이봐, 난 이제 막 일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고, 몇 가지 급한 일을 처리해야 해. 조금 있다가 내가네 책상에 들를게. 그게 좋지 않을까?"

혹은 동료가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다 돼서야 중요한 결정을 내려 달라고 독촉한다면 당신은 피곤하고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해보라.

"내가 지금 이 결정을 내릴 만큼 머리가 맑지 못해. 밤새 생각해 보고 내일 알려주면 안 될까?”

개인 삶에도 적용하라

이러한 전략들은 당신의 개인적인 삶에도 도움이 된다.

만약 당신이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기 싫어 미적미적거릴 때 당신의 배우자가 당신에게 담보 대출 재융자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이 재융자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고민한 것에 대해 정말로 고맙게 생각해. 우리 점심 먹으면서 자세히 애기해 봅시다.”

또는 당신은 잠자리에 들고 싶은데 당신 아내가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다섯 가지 선택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고 할 때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느라 수고했어요. 내일 아침 출근 전에 아침 식사하면서 얘기해 봅시다.”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바로 그 순간에는 제대로 소화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은 대화를 피하려 한다는 느낌을 갖자 않도록 배려할 수 있다.

상호 존중하기

누구나 당신이 일하는 방식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침 8시 전에 20가지 일을 할 수 있어"라든가 "나는 자정 넘어서까지 일할 수 있고 남들이 일주일에 할 일을 이틀이면 할 수 있어"라든가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누구에게나 통하는’ 최선의 방법은 없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당신은 가장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가장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

그러니 다음에 당신이 누군가 일하는 것이 100%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싶거든, 당신이 하루 중 컨디션이 가장 나쁠 때 누군가 복잡한 요청을 해오면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생각하라. 그리고 당신이 당신 자신을 이해하는 것처럼 그들을 이해하라. 필요하면 커피 한 잔 마시며 느긋이 생각하라. 그러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