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성과에 힘입어 1분기 예상보다 높은 호실적을 거뒀으나, 다가오는 2분기 코로나19 한파에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3대 핵심 사업 부문 중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 약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하반기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5조3252억원, 영업이익 6조4473억원, 당기순이익 4조88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소비 침체로 실적 악화 전망이 우세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1%, 3.43% 증가했다.

반도체, 1분기 영업이익 4조원 육박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 매출 17조6400억원, 영업이익 3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메모리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증가로 서버와 PC 중심의 수요가 견조하고, 모바일 수요가 지속돼 이익이 소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추이(단위=조원).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약 62% 차지한 반도체 부문은 2분기에도 실적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가 상존하나 서버와 PC를 중심으로 한 견조한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TB(테라바이트) 이상 고용량·고부가 서버 SSD 수요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5세대 V낸드 전환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시황 변동에 따라 탄력적인 투자 운영과 제품별 생산 비중을 조정하는 한편, 미세 공정 전환 가속화를 통해 기술 리더십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사업은 2분기 5나노 양산으로 EUV(극자외선) 공정 리더십을 확대하고 5나노 이하 공정의 제품 수주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전무는 "메모리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분 역시 중요하다"라며 "삼성전자는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첨단 공정을 확대하는 데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LCD 생산 단계적 중단...QD 디스플레이 전환 '계획대로'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1분기 매출 6조5900억원, 영업손실 29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탈(脫) LCD를 선언한 이후 삼성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 생산 라인을 QD(퀀텀닷) 디스플레이로 전환을 계획대로 진행한다.

2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은 고객사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차별화된 제품 성능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판매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당초 도쿄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 따라 8K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케팅 포인트 접점이 줄어들어 전반적인 침체가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초고화질·초대형 TV, 커버드 모니터 등 차별화된 패널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다.

▲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실적 추이(단위=조원). 출처=삼성전자

하반기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제품 시장을 확대하며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LCD 패널 생산을 연내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며, 기존 계획된 일정에 따라 QD 디스플레이로 전환을 시도할 예정이다"라며 "(QD 디스플레이) 양산성 확보에 준비하고 주요 세트 업체들과 제품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적기에 시장 진입 및 안정적인 거래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권영 상무는 "아산 LCD 라인은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할 계획이며,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은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며 "이러한 방향이 결정되면 적법한 절차를 걸쳐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IM, 2분기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 하락 불가피

삼성전자 IM 부문은 1분기 매출 26조원, 영업이익 2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제품 출시화 효율적인 마케팅 운영으로 이익은 개선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온기 반영되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한파가 닥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돼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분기 각 국가의 락다운(봉쇄)으로 인해 공급·생산 차질도 발생하고 있다.

▲ 삼성전자 IM 부문 실적 추이(단위=조원). 출처=삼성전자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온라인·B2B 채널을 강화하고 비용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노트 등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와 중저가 5G 도입을 확대해 전라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공급∙채널∙마케팅 등 전반적인 운영 효율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중국에서 공급되는 부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지만, 공급선 다변화와 유연하게 대응 중이다"라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적극 활용해 특정 국가에서 락다운이 시행되면 다른 곳에서 생산해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CE, 언택트 마케팅으로 활로 모색

삼성전자는 CE 부분에서 1분기 매출 10조3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와 계절적 비수기 요인이 겹쳐 TV 사업 실적이 감소했지만, 생활가전 사업에서 프리미엄 신제품 판매 호조로 일부 상쇄됐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으로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2분기 TV 시장은 시장 상황 악화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연기로 인해 전년 대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 프로모션과 라인업 운영을 확대해 온라인 구매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 삼성전자 CE 부문 실적 추이(단위=조원). 출처=삼성전자

또 콘텐츠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초고화질과 생생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초대형·QLED 8K TV 판매를 확대하고 홈스쿨링, 홈오피스 등 스마트 TV 특장점에 기반해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생활가전 사업 역시 언택트 마케팅에 중점을 둔다. 삼성전자는 유통사와 협력하고 마케팅 전략을 최적화해 위기 대응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원희 삼성전자 상무는 "2분기 전세계 TV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판매 계획 전환이 불가피하다"라며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 마케팅도 재검토하면서 효율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시장성 회복에 대한 전망이 현재로서는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