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에서 고전하고 있다. 2018년까지 현지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놓치지 않았으나 샤오미에 일격을 당해 2위로 내려앉은 후, 이번에는 역시 중국 제조사인 비보에도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현지 제조 거점 전략에도 차질이 생긴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에 수세로 몰리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출시된 갤럭시J2 코어 등 초저가 전략에도 시동을 걸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7일(현지시간)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발표하며 중국 샤오미가 전년 대비 9.4% 늘어난 103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30.6%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 샤오미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삼성전자는 2018년 이후 샤오미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이번에 뒤집혔다. 비보가 67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19.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고, 63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점유율 18.9%를 기록해 3위가 됐다. 4위와 5위에는 리얼미와 오포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지 글로벌 스마트폰 톱 5 중 유일하게 점유율이 줄었으며, 톱5 중 유일하게 중국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말 그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0과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은 물론 A51 및 A71을 비롯해 M 시리즈 등 지역 특화 라인업을 속속 공개했음에도 점유율이 하락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인도 노이다 공장 등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봉쇄령의 영향을 받아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며 거점 중심의 전략이 살아나지 못하는 대목도 우려스럽다.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하는 등, 코로나19 쇼크에도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은 더욱 뼈 아프다. 중국 제조사들의 현지 로드맵이 가동되는 한편 물량공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을 위해 꾸준하게 문을 두드린다는 각오다. 최근 현지 시장에서 출시되는 2020년형 갤럭시J2 코어와 같은 특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장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갤럭시J2 코어는 전작과 비교해 저장공간이 2배 늘었으나 가격은 11만25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보급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고로 가동되며 갤럭시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J2 코어와 같은 현지 특화형 전략을 유지하는 가운데, 업계에서 이와 관련된 반등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