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점심 시간인 12시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임형택기자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국내에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28일로 100일이 맞게 됐다.

국내 확진자 발생 추이는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30번째 환자가 발생한 2월 16일까지 약 한 달 동안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한 입국자와 이들의 접촉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해왔다.

다만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수백명 규모로 발생했다. 지난달 한때 전국 신규 확진자가 일일 1000명 가까이 나오기도 했다.

신천지 교인들 전수조사가 마무리되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 국민이 참여하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이번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부활절 등 큰 행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부터는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명 내외로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을 발표하고 관련 지침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해외유입과 지역사회에서 신규 확진자는 지속해서 나오고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 여파로 방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임형택 기자

<초기> 한달 동안 확진자 30명…중국 방문객 중심

국내 첫 확진자가 확인된 것은 지난 1월 20일이다. 이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온 30대 여성 중국인 관광객이다.

30번째 확진자가 나온 2월 16일까지 확진을 받은 30명 가운데 절반가량은 해외여행 이력이 있거나 그와 접촉한 사람들로 조사됐다.

1~30번 확진자 가운데 12명은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우한을 방문했다. 우한뿐 아니라 태국, 싱가포르를 갔다 왔던 사람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시기에는 집단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가족이나 지인, 같은 교회 교인 몇몇이 전염된 사례가 있었으나 이들의 직장, 교회 등에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문 환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시

<확산기> 대구·경북 신천지 중심 집단감염 폭발

완만한 증가세를 그리던 확진자 발생은 지난 2월 18일 대구서 31번 환자가 나오면서 폭증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알려진 31번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천지 교인들과 접촉자들 가운데 확진자가 연이어 나왔다.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정부는 신천지교회 신도 전수조사를 했다.

전수조사가 진행되면서 신규 확진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3월 2일 일일 전국의 신규 확진자가 974명에 집계됐고, 3월 3일부터 같은 달 6일에는 매일 7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 추가됐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5212명이다. 전체 확진자 10만738명의 48.5%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전체 확진자 8211명 중 5076명은 신천지 관련 확진자로 조사됐다.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3월 8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견된 구로구 콜센터는 이틀 만에 확진자가 50명이 나왔고, 의정부성모병원과 성남 은혜의강 교회 등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했다.

더불어 충남에서도 '줌바 댄스' 등 운동시설 관련 환자가 쏟아졌고, 세종 해양수산부에서도 집단감염이 속출했다.

▲ 코로나19의 여파로 고객이 줄어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진정기> 코로나19 전세계로 확산…해외 유입 확진자 급증

유럽과 미국, 동남아 등 전 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들 가운데 해외유입 확진자도 늘어나게 됐다.

지난 1월 중국 우한 교민 700여명을 전세기로 입국했고, 일본 크루즈선 내 교민도 국내로 귀환했다. 지난달부터는 이란과 페루, 이탈리아, 스페인 등 교민들의 추가 입국이 연이어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해외유입 확진자도 크게 늘었다. 3월 8일~14일 기준 18명 수준이던 해외 유입 확진자는 3월 121일 95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363명을 기록했다.

현재 해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특별입국절차를 실시하고 있다. 이어 유증상자를 위한 개방형 선별진료소와 임시대기시설, 임시생활시설도 운영 중이다.

더불어 지난 1일부터는 전체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자가 혹은 시설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해외유입 감염은 최근 일주일간 두 자릿수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입국자수는 하루 3000명대로 감소한 상황이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는 5명 이내 발생하고 있어 검역을 계속 강화할 방침이다.

▲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생활방역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방역 당국은 경제 상황 등을 생각해 생활방역으로 전환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1일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 이후 지난달 22일에는 거리두기에 좀 더 강제성을 부여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간 실시했다.

방역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19.8%에서 6.1%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4.15 총선 국면이나 부활절 등을 앞두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2주간 더 연장됐다.

정부는 다음 달 5일에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으로, 본격적인 생활방역을 시행할 방침이다. 방역 당국은 26일~5월 2일까지의 신규 환자 수와 집단감염 발생 등을 고려해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이나 초·중·고등학교 개학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는 31개 분야의 생활방역 지침을 미리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면 3~4일 쉬기' 등 분야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