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두산중공업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두산그룹이 최종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8000억원 안팎의 추가 지원으로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가 물꼬를 틀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전날 두산그룹 측이 제출한 두산중공업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수용하고 추가 자금지원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13일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의 실행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정·보완하는 협상을 진행해 왔다. 

자구안은 두산중공업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업개편 방향과 계열주 및 대주주 등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과 자구노력 내용이 포함됐다.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 자구노력을 통해 3조원 이상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추진 및 제반 비용 축소를 위한 고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한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모회사로서 두산중공업의 자구노력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자산매각 및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추진한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출자를 진행한다. 또한,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하기로 했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지난 3월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두 분야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재편에도 나선다.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증자, 자산매각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자금 지원 규모는 8000억원 안팎이다. 두산중공업이 당장 갚아야 할 5000억원의 BW 상환과 퇴직금 등 구조조정을 포함한 사업비용 등을 감안해 측정한 비용이다. 

채권단의 결정에 따라 두산그룹은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앞서 산은과 수은은 지난달 27일 1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했고, 지난 21일엔 수은이 5억 달러 규모의 외화공모채를 5868억원의 원화대출로 전환해줬다. 이번에 8000억원 안팎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고, 자구안에 담긴 내용이 차질없이 이행된다면 차입금 상환과 향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급한 자금은 일단 확보할 수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만 4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과제는 산적해있다. 회사채 1조2500억원, 국책은행 대출 1조1000억원, 시중은행 7800억원, 외국계 은행 3600억원,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등 7000억원 등이다. 전체 차입금은 4조9000억원 규모다. 

설상가상으로 두산중공업은 명예퇴직자 650여명의 법적 퇴직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달 29일 지급될 예정이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또 만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2차 명예퇴직과 유휴인력 휴업을 준비중에 있으나 노조측 반대가 만만찮은 상황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을 조기에 정상화시켜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대주주 및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