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3조원 이상 규모의 자구안을 27일 마련했다. 자구안은 채권단에 제출됐으며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 자산매각 및 제반비용 축소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유상증자 과정에는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이 지난 13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개선계획을 제출한 가운데 최근 산은과 수은은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두산그룹은 자구안을 채권단에 최종 전달하며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스터빈·신재생에너지를 핵심으로 삼아 비즈니스 체질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 출처=두산중공업

유동성 마련을 위한 매각 대상 세부 내역도 자구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프라코어와 밥켓을 완전히 분리하는 등 기존 순환출자 구조에 변화를 주는 방안까지는 제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두산그룹의 계획대로 자구안이 진행되면 큰 틀에서 위기는 사그라들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총 4조2000억원을 상환해야 하며, 여기서 산은과 수은의 지원으로 1조6000억원의 대출을 지급받았기 때문에 남은 2조6000억원만 해결하면 된다. 이런 가운데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이 예정대로 가동되면 당장의 위기는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구안을 받은 산은과 수은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상환을 위한 8000억원의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