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에쓰오일이 27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5조1984억원, 영업손실 1조7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 5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수치다. 일각에서는 국내 주요 정유 4사의 1분기 영업적자가 4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에쓰오일의 우울한 성적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과 판매량 감소의 영향이 컸다. 나아가 대규모 재고관련손실과 코로나19로 인한 정제 마진 약세가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다.

정유부문은 JET유, 휘발유 등 운송용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유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유가 하락까지 겹치며 힘을 쓰지 못했다. 무려 1조1900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으나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스프레드가 소폭 상승해 6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윤활기유 부문은 국제 유가의 하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의 하락이 제품 가격 하락보다 커지면서 스프레드가 상승해 11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이 소폭 반등했으나, 매출 비중의 76%를 차지하는 정유 부문이 힘을 쓰지 못하며 에쓰오일의 1분기 실적이 주저앉은 셈이다.

분기 1조원의 영업손실은 2018년 4분기 33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최악의 기록을 또 한 번 갱신하는 역대 최고치다. 정제 마진이 마지노선인 배럴당 4달러를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치며 에쓰오일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2분기의 경우 정유사들의 대규모 가동률 조정 및 정기보수 일정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정제 마진이 회복될 것이며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주장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는 반응이 중론이다.

▲ 출처=각 사

한편 에쓰오일이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국내 주요 정유4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들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1조5000억원, GS칼텍스는 600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5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침묵이 지속되면 당분간 반등 포인트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국내 정유 4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