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O 사업부 2022년부터 본격 성장 전망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 매출 호재

비어ㆍ이뮨온시아 협업 실적 확대 기여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바이오리액터홀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1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공장 가동과 판관비 감소에 따라 지렛대 효과가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의 미래지향성을 확인했다는 평이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력 의약품도 유럽에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기업은 미국에도 진출해 매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 중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비어(Vir)’의 항체 치료제 개발 계약도 수주해 개발 성공 시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 생태계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이뮨온시아와의 협업도 신약 개발이 순항하면서 모범 사례를 남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어떻게?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072억원, 영업이익 6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약 430억원을 낼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이를 크게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공장 가동률 상승과 판관비 감소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최대 항체의약품 생산 캐파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까지 1공장 및 2공장 가동률 80%, 3공장 20%를 나타냈다. NH투자증권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공장 가동률 상승 및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매출총이익률 42.0%를 시현했다”면서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기 실적과 전망치(단위 억원). 출처=DART, 대신증권
▲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실적과 전망치(단위 억원). 출처=DART, 대신증권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제기되고 있는 CMO 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애널리스트는 “2016년 2900억원의 매출과 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시현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증가 가능성과 수익성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을 뒤로 하고 이제는 어느새 1조원 매출과 30%의 영업이익률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또 최근 미국에 있는 단일클론 항체 기반 암표적요법제 개발 전문 제약사인 이뮤노메딕스와의 계약을 확대했다. 이 기업은 “고객사 계약제품의 개발 성공에 따른 계약확정금액이 증가했다”면서 “기존 345억 5821만원에서 1844억 6014만원”으로 공시를 정정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계약 건 중에서 고객사가 의약품 개발에 성공해 계약금액이 커진 사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유럽에서 매출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재고에 따른 미실현손실이 회계상 크게 인식된 부분이 있음에도 매출액 등에서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1분기 유럽에서 주력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을 통해 제품 매출 26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151억원에 비해 25% 증가한 수치다. 각 제품별 매출도 모두 전년 동기 및 직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베네팔리 1630억원, 임랄디 750억원, 플릭사비 290억원 어치 판매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항암제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을 출시하는 등 시장 개척을 지속하고 있다. 이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렌플렉시스(성분명 인플릭시맙)’, ‘에티코보(성분명 에타너셉트)’, ‘하드리마(성분명 아달리무맙)’ 등에 대한 판매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기지 역할ㆍ바이오텍 협업 순항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기업인 비어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협업이 주목된다. 비어는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비교적 초기인 지난 1월 22일 대응에 나섰다. 이 기업은 3월 글로벌 제약사인 GSK로부터 2억 500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 비어는 GSK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 2개의 임상을 올해 중반 시작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어와 계약금액 약 4400억원 규모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과 관련한 확정의향서(Binding LOI)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후 단일공시 원화 기준 최대 계약 금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비어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기 시작해 2021년부터 3공장에서 코로나19 임상 및 상업화용 치료제를 생산할 전망이다. 이 기업은 오리지널 생산 프로세스를 자사 공정에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공정 간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시범 생산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 전자현미경으로 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둘러싼 돌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왕관모양의 돌기를 나타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한다. 출처=마크로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래성장동력으로 CMO를 넘어 의약품위탁개발(CDO) 및 임상시험위탁(CRO)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바이오텍 이뮨온시아와의 CDO는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뮨온시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IMC-002’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았다.

이뮨온시아는 IND 제출 1달 만에 승인을 받았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역량 및 고객사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에 기반을 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뮨온시아 송윤정 대표는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세포주 개발에서부터 공정개발, 비임상ㆍ임상시료 생산, IND 제출 지원 등 CDO 전 과정에 걸쳐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역량은 추후 대규모 CMO로도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CDO, CRO 비즈니스는 향후 고객사 확대에 따른 실적 기여도 상승 및 중장기적으로 CMO 파트너로의 연계가 기대된다”면서 “CDO부터 CMO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지속적인 수주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