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경영진의 대대적인 정리해고 구조조정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27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스타항공 직원 중에서는 조종사노조 조합원 및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까지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과거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기 위해 열었던 촛불집회에서 착용했던 ‘가이 포크스(Guy Faekws)’ 가면을 쓰고 모였다. 가이 포크스 가면은 영화‘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이날 11시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노사협의회를 열고,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를 앞두고 전 직원 중 22%(약 350명)를 내보내는 정리해고 구조조정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이스타항공 구조조정은 리스기간 만료 항공기들의 반납과 함께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보유 기재는 23대에서 16대로 줄었다. 조종사노조는 오는 8월까지 3대가 추가 반납되면 정리해고 인원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유동성 문제로 지난 2월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3월에는 아예 미지급했다. 1~2월 국민연금 등 4대 보험료도 체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 모든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멈춘데 이어 3월 24일 국내선 운항도 중단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선은 5월 28일까지, 국제선은 6월 30일까지 전편을 비운항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이스타항공의 국내 여객조업을 맡은 자회사 이스타포트와의 계약도 해지했다.

참석자들은 “이상직은 565억, 제주항공은 2000억, 노동자는 정리해고, 구조조정 중단하라”, “코로나를 핑계로 정리해고 자행하는 경영진은 각성하라”, “모든 직원의 해고를 즉각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조종사노조는 경영진이 구조조정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사업정상화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해고 회피 노력이 없는 구조조정만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오는 29일 제주항공의 잔금 지급 기일 전까지 사측이 급하게 구조조정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리해고 계획을 세워놓고 4월 한 달 간 졸속으로 노사협의를 형식적으로 진행해왔다”며 “이상직 오너일가는 이스타 매각을 성사시켜 매각대금 545억원을 챙기려 구조조정을 선행하고 회사를 넘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노조는 수익 노선마저 전면 비운항에 돌입했으며 적자를 부풀리고, 사측이 직원의 고용 유지를 위한 지원금도 신청하지 않고 3개월째 임금 체불 중이라고 강조했다.

조종사노조는 향후 이스타항공 전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한 직원대책위를 구성하고, 수익성 있는 노선의 운항 재개와 정부의 고용유지정책에 따른 정리해고 중단에 대한 직원의 의사를 표현할 전직원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인수기업인 제주항공과 고용안정을 위한 협약을 추진하고, 공공운수노조 항공연대협의회와 연계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노동자에 대해서도 해고 철회 투쟁 및 법률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